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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끊어진 혈맥’ 경원선은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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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29 21:48:54 수정 : 2015-07-29 21: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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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지난주 말 평화열차 비무장지대(DMZ) 트레인에 몸을 싣고 차창 밖 들녘을 바라보면서 오랜만에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2시간 남짓 달린 열차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쓰인 철도 중단점 팻말에 가로막혀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경원선의 마지막 역인 백마고지역에서 북한 들녘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상념에 잠겼다. 세계상에 존재하는 가장 유일하고 특별한 땅, 자연과 평화가 공존하는 땅, 분단의 질곡을 고이 간직한 땅, 휴전선 비무장지대. 그곳은 우리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새삼 내게 상기시켜 줬다.

불행히도 전 세계에서 같은 민족끼리 서로 다른 이념체제에서 살고 있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지 않은가. 1914년 8월16일 개통된 경원선은 용산∼원산 223.7㎞를 운행하며 물류 수송에 기여했으나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 현재 남북 합쳐 25.3㎞가 끊겨진 상태다. 이 구간만 연결되면 열차를 타고 금강산은 물론 서울에서 최단거리로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이어져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부산을 출발해 평양∼베이징∼모스크바를 거쳐 런던까지 도착하는 대륙횡단열차가 연결되는 것이다.

우리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섬 아닌 섬으로 남아 있다. 유라시아대륙과 섬처럼 떨어졌던 우리의 철길이 대륙철도와 하나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유라시아횡단철도로 인해 그야말로 ‘꿈의 실크로드 시대’가 열리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당당히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정부에서는 경원선 복원과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기반구축사업으로서 실질적인 통일준비사업이라는 사명의식을 가지고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경원선 복원은 단순한 철도 연결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의 통일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길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불신과 대결의 장벽을 하루빨리 허물어야 한다. 백마고지역이 철도 중단점이 아니라 원산으로 가는 경유지가 되고 우리 모두가 애타게 소망하는 ‘통일의 꿈’이 눈앞에 펼쳐지는 날을 위해 통일을 대비한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통일은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에 따라 실현 가능한 미래임을 우리 모두 명심하자.

김동석·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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