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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분유 값이라도"…이웃 마늘 훔쳐 판 50대

입력 : 2015-07-29 16:01:03 수정 : 2015-07-29 1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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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분유값과 모텔 ’달방’ 임대료를 내기 위해 이웃들의 마늘을 훔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에 사는 이모(56·여) 씨는 직업이 없는 딸과 두살·다섯살배기 손자와함께 군산시 임피면의 한 모텔에서 달방(숙박업소에 한달 단위로 계약하는 방)을 얻어살고 있었다. 이들 네 식구는 5월까지는 월셋집에 살았지만, 집세 낼 돈이 없어 군산 임피면에 있는 모텔 방을 얻은 것이었다.

이 씨의 사위가 외지에서 일용직 노동을 해 생활비를 보내줬지만, 수입이 일정치않고 적어 삼시세끼를 제대로 먹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방세와 두살배기 분유값을 대기도 버거웠다.

이 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모텔 근처에서 마늘을 수확 중인 이웃들의 모습을 보고 마늘을 훔칠 계획을 세웠다. 이 씨는 지난 달 11일 처음으로 마늘 10접(시가 30만 원 상당)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훔친 마늘을 군산 대야시장과 익산 북부시장에 내다 팔았고, 시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내놓은 이 씨의 마늘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렇게 시작된 마늘 도둑질을 한 달 가량 계속했고, 이 씨는 임피면 일대 농가를 돌며 6차례 마늘 90접(시가 300만 원 상당)을 훔쳐 100만 원을 모았다.

그러나 한 동네에서 마늘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이 씨는 피해 농가 인근 폐쇄회로(CC)TV로 인해 거처인 모텔 앞에서 붙잡혔다.

이 씨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손자 분유 값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몹쓸 짓을 했다”며 “피해 농민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피의자는 마늘 판 돈 대부분을 집세와 식비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9일 이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군산=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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