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올 6월까지 총 22개 국가, 25개 도시에 서울시의 행정시스템 28건의 수출이 이뤄졌다. 국내에서 서울시의 각 분야 행정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이 주축이 돼 해외 도시들과 체결한 계약은 총 9927억7000만원에 이른다. 운영비 수익과 원조형 정책 수출이까지 합치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셈이다. 교통시스템 등 최근 10년간 서울시의 행정시스템 수출 사례를 10회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특히 2004년 서울시가 대대적으로 개편한 교통시스템이 전체 수출의 70%를 자치하며 ‘효자 역할’을 했다. 2004년 버스중앙전용차로제와 환승시스템 도입 등 교통시스템 개편에 참여한 LG CNS, 한국스마트카드, SK C&C 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LG CNS는 콜롬비아 보고타와 그리스 아테네의 교통시스템 통합 사업을 수주하면서 6445억원의 돈을 벌어들였다. 시스템 구축 후 운영 수익금은 별도다.
한국스마트카드도 뉴질랜드 웰링턴과 태국 방콕, 몽골 울란바토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당국 등과 482억5000만원의 컨설팅, 단말기 납품, 버스관리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었다. 웰링턴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 인구에 따라 매년 4억∼5억원씩 별도의 수익금이 들어온다. 도시철도 분야에서는 서울메트로가 베트남 호찌민과 방글라데시에 도시철도 건설과 관련해 총 21억2000만원의 설계용역,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엘도라도 버스 정류장 게이트에서 시민들이 LG CNS가 설치한 단말기를 통해 버스요금을 결제하고 있다. |
개발도상국을 위한 ‘원조형 수출’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국토교통부, 행정자치부 등의 재원을 받아 총 12개국에서 40억1440만원의 ‘행정수출’이 이뤄졌다.
서울시를 방문하는 해외 공무원들이 증가하는 만큼 행정수출은 향후에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의 도시정책 현장을 시찰하기 위해 최근 3년간 120개국 이상의 공무원들이 한국을 찾았다. 2005년 이후 올 6월 말까지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를 방문한 해외 공무원 수만 2만5275명에 달했다. 반세기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압축성장을 한 서울시의 사례가 각종 도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롤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보고타 교통공사(트랜스밀레니오) 중앙관제실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차량 운행 등 교통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
고준호 서울연구원 세계도시연구센터장은 “서울시가 도시정책 및 제도에 대한 컨설팅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민간기업들이 인프라 건설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맡는 식으로 공조하면 ‘윈윈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국가적 수익 확대, 해외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인 효과뿐 아니라 서울의 도시 브랜드 제고 등 다방면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진수·김준영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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