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막자”… 내부통제 고삐죄는 은행들

“김 과장, 내일 휴가 쓰세요.”

지점장으로부터 갑자기 ‘휴가 명령’을 받은 김 과장. 갑자기 쉬라는 상사의 말이 반가울 법도 하지만 김 과장은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걱정과 부담이 먼저 앞선다. 그동안 여름휴가나 연수기간에 대충 끼워넣거나 사전에 미리 일정을 조율했던 ‘명령휴가’를 갑자기 통보받으니 괜스레 긴장도 된다. 김 과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동료와 상사, 감사실에서는 그의 업무 관련 자료를 샅샅이 뒤질 터다.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자 은행들이 내부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은행들은 앞다퉈 횡령, 부정대출 등의 비위 적발을 위해 감사조직을 강화하고 명령 휴가제와 내부고발시스템도 활성화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부지점장의 20억원 횡령사건에 이어 KB국민은행 지점장의 19억원 부당대출 사건 등 직원에 의한 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검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달 정기인사에서 처음으로 본부 및 영업점 공모를 통해 총 14명의 전문검사역을 선발했다. 또 1억원 이상의 예금을 해지하면 복수의 책임자가 결제하도록 하고, 중도해지 시 지점장이 SMS(문자메시지)발송하는 대상에 적립식 예금도 추가했다. 또 PB(프라이빗뱅커), FA(재무설계사) 등 전문영업직은 검사실에서 직접 불시에 명령휴가를 지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사고예방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검사테마제안’ 코너를 도입, 검사 제도 및 프로세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는 지난 16일 표창과 KPI(성과지표) 가점을 주기도 했다.

이날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발표한 KB금융지주는 계열사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지주회사 감사조직을 2개 팀에서 감사기획팀, 감사운영 1팀과 2팀, 심의·상시팀 등 4개 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계열사 주요 정보사항을 지주 감사위원회에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또 계열사 대표이사와 상근감사위원에 대한 성과평가 시 내부통제항목의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수, 여름휴가 등을 명령휴가로 대체하는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내부고발제도와 관련해서는 익명 비위제보 채널을 만들고 하반기에는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직접 제보하는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조용병 행장이 최근 전 직원 대상 7월 조회에서 “건전한 윤리의식과 빈틈없는 내부통제를 통해 금융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은행 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제도와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소매금융(리테일) 부문에만 있던 내부통제팀을 기업 부문에도 신설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불시 명령휴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점장이 20여년간 조합원예금 10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발칵 뒤집혔던 신협중앙회도 올해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신협은 책임자의 비밀번호 또는 직원 간 업무용 단말기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다가 생기는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올해부터 공유가 불가능한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고객이 맡긴 돈을 입금하지 않고 가로채거나, 고객 허락 없이 멋대로 예금을 해지한 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타인명의 거래내역을 통장에 재인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내부통제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검사제재 개혁방안에 따라 현장검사를 줄이고 금융사에 검사를 위임하는 대신 자체검사 시스템과 능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을 권고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진이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도 중요하고 실질적으로 내부통제가 조직문화로 자리 잡아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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