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돈키호테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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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독일 그림 형제가 1812년 쓴 동화다. 전 세계 어린이가 이 이야기에 몸살을 앓게 된 큰 계기는 월트디즈니의 만화 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나오면서다.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이 영화는 1937년 만들어졌다. 백설공주성, 그 성의 모델은 스페인 마드리드 북쪽에 있는 세고비아성이다. 백설공주의 무대는 왜 스페인으로 간 걸까. 딱딱한 칸트 철학보다 돈키호테의 낭만이 흐르는 스페인 성이 더 적합했던 걸까.

낭만이 넘치는 마드리드. 돈키호테 무대도 가깝다. 마드리드 남쪽 카스티야라만차. ‘만차’는 아랍어에서 유래한 말로 평원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바람이 많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그곳에서 탄생했다. 해바라기, 풍차, 돈키호테. 카스티야 평원을 대표하는 세 가지다. 삼다도(三多島) 제주도에 돌, 여인, 바람이 있듯. 카르타고의 한니발은 그 평원 동쪽 길을 따라 로마제국으로 쳐들어갔다. 가슴이 뛰지 않겠는가.

너무 낭만적인 탓일까, 스페인에 일이 터졌다. 시우다드 레알 국제공항. 11억유로(약 1조3000억원)를 쏟아부어 2009년 완공한 이 공항이 단돈 1만유로에 팔려 가게 생겼다. 심청이도 아닌데…. 시우다드 레알은 카스티야 평원의 다섯 개 자치주 중 한 곳이다. 마드리드에 붙어 있다. 이 공항은 활주로만 4㎞에 이르는 유럽 최대 규모다. 하지만 손님이 없어 유령 공항으로 변해 3년 만에 부도를 내고, 지금은 경매 매물로 나와 있다.

사겠다는 쪽이 흥미롭다. 중국 기업인 ‘트자넨(Tzaneen) 인터내셔널’. 1억유로를 추가 투자해 물류공항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 언론은 남 이야기 하듯 한다. 신화통신은 짧게 소식을 전하고, 다른 매체는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BBC가 전했다”는 식이다. 관심이 없는 걸까. 그럴 리가 있는가. 지난해 3억800만유로를 투자해 프랑스 남부의 툴루즈-블라냑 공항 지분 49.9%를 사들이고, 그리스 피레우스항을 사들이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지 않은가.

시우다드 레알 공항의 이름은 애초 ‘돈키호테’였다. 이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지 바꿨다. 지금 스페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땅을 치고 있을 게다. 11억유로를 쏟아부어 지은 공항을 1만유로에 진상하게 생겼으니. 재정을 탕진하고, 이제 빚잔치를 해야 하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스페인만 그런 걸까. 대한민국에도 돈키호테는 곳곳에 있지 않은가.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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