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합의' 찬반 싸고 美 정계 로비전

美의회 60일간 검토 돌입

미국 의회가 이란 핵 합의안 처리 수순에 돌입하면서 워싱턴 정계에 치열한 로비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 의회는 20일(현지시간)부터 60일간 이란 핵 합의문을 검토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의회가 합의문을 부결해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침에 맞서 이스라엘 정부와 미국 내 친이스라엘 단체들은 더 많은 반대표를 확보하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상·하원 재표결 시 3분의 2 이상의 반대표를 얻어야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 합의안의 미 의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19일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아주 나쁜 정권과의 나쁜 합의”라며 “누구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ABC 방송에서도 “우리의 안보와 생존, 중동과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이 협상에 반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지난 14일 이후 미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이번 핵협상은 역사적 실수”라고 역설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의원 설득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모양새다. 취임 후 의원들과 골프를 치는 일이 거의 없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이례적으로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이를 두고 미 정치권에서는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점으로 미뤄, 집안 단속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각종 방송에 출연해 핵협상의 타당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19일 CBS방송에 출연해 “의회가 부결하면, 이란은 다시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것이고 언젠가 전쟁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CNN방송 인터뷰에서도 “의회가 합의안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사찰도, 제재도, 협상능력도 갖추지 못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주 두 차례 의회를 방문해 민주당 의원들을 만났고,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핵협상에 반대하는 중동 국가 순방길에 올랐다.

장외 대결도 치열하다. 시민단체들은 수백만달러를 투입해 대규모 광고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영향력이 막강한 친 이스라엘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최근 수백만달러를 투입해 이란 핵합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광고를 신문과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반면, ‘전미이란계미국인협의회’(NIAC)는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고 “전쟁 대신 평화를 원하는 수천만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사장시킬 수는 없다”며 의회를 압박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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