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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가 바라보는 미래 세계

입력 : 2015-07-18 10:00:00 수정 : 2015-07-1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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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엄 앨리슨, 로버트 블랙윌 지음/석동연 옮김/행복에너지/1만7000원
리콴유가 말하다- 누가 No.1이 될 것인가? 중국인가 미국인가?/ 그래엄 앨리슨, 로버트 블랙윌 지음/석동연 옮김/행복에너지/1만7000원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1923∼2015) 전 총리가 지난 3월 23일 91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1959년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취임해 1990년까지 31년간 재임하면서 신생국 싱가포르를 1인당 소득 5만달러의 선진국으로 이끈 인물이다.

리콴유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탁월한 통찰력과 강력한 추진력, 실용주의 등 국가지도자로서의 뛰어난 역량을 평가받고 있지만 언론 규제, 자유 억압, 강권 통치, 총리 세습 등으로 호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신간 ‘리콴유가 말하다’는 하버드 케네디스쿨 국제문제연구소장 그래엄 앨리슨 교수, 미외교협회 연구원 로버트 블랙윌이 2012년 리콴유와 인터뷰했던 내용을 주로 실었다.

미래 세계의 앞날에 대해 리콴유의 견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슬람 세계에 대한 통찰력은 탁월했다. 리콴유는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슬람의 영광을 재현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믿는다. 이들 가운데 지하디스트들은 제2의 전장으로 이라크를 선택했다. 목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을 몰아냈던 것처럼 미국을 이라크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몇몇 나라의 과격 이슬람 단체들은 문명의 충돌을 획책하고 있으며 석유의 힘으로 그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인터뷰 당시만 해도 이슬람국가(IS) 같은 이슬람 테러집단이 준동하지 않았을 때 이미 IS 출현 등을 예견한 것이다.

리콴유의 철학에 대한 견해는 독특하다. “내 삶을 인도하는 것은 철학이나 이론이 아니다. 내가 할 일은 실제적인 해결책을 찾는 일이고, 내가 찾은 성공적인 해결책들에서 어떤 원칙을 추출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 몫이다. 나는 이론에 따라 무슨 일을 하는 법이 없다. 내 방식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궁리하고 여러 대안을 검토한 끝에 해결책을 찾으면 그 연후에야 그 해결책의 원리적 배경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는 나에게 아무 지침이 못된다.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실제로 통하는 해결책이다. 상충하는 입장들이 난마처럼 얽힌 중요한 난제를 만났을 때 나는 제안된 해결책이 통하지 않으면 어떤 대안들이 있는지를 검토한다. 막다른 궁지에 몰리는 일은 없는 것이다.”

리콴유는 중국에 대해 “중국의 의도는 세계 최강국이 되는 것”이라면서 “중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중국을 방해한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각국은 자신의 입장을 재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부채와 적자로 인해 울퉁불퉁한 험로를 지나고 있긴 하지만 이류국가로 전락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확신한다”면서 “미국의 자유로운 사고와 제반 사회 여건은 어려움을 헤쳐나오는 원동력이었다. 미국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콴유는 덩샤오핑 이래 시진핑 주석까지 중국 지도자들과 린든 존슨부터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역대 미국대통령들이 지혜를 구한 인물이다.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등과 교분이 깊었다고 한다. 1999년 타임지는 ‘20세기 아시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0인’에 리콴유 전 총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나란히 선정하기도 했다.

리콴유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정치인이자 20세기 아시아의 부흥을 이끈 위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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