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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외롭지 않아" 홀몸노인들 '공존공간'된 시골경노당

입력 : 2015-07-13 13:39:18 수정 : 2015-07-13 13: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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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음성지역 경로당 27곳 '인기'…옥천군도 시범운영 계획 "한 방에서 오순도순 생활하니 외롭지 않고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좋아. 혼자 지내다 갑자기 큰일이라도 닥치지 않을까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서로 돌봐주니까 떨어져 사는 자식보다 낫지"

충북 영동군 용화면 자계리의 송길순(86) 할머니는 마을 경로당에서 4명의 이웃 할머니와 함께 어울려 지내고 있다.

혼자 살다가 비워둔 집에는 낮시간 틈틈이 드나들면서 청소 등 기본관리를 하는 게 전부다.

슬하에 4남매를 모두 출가시켜 도시로 보낸 송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한 뒤 썰렁한 시골 집에 혼자 남아 지냈다.

그러던 것이 3년 전 영동군에서 마을 단위 공동 거주를 마련해주면서 경로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 마을 김덕규(74) 이장은 "할머니들이 친자매처럼 오순도순 어울려 사는 모습을 보면 부러울 정도"라며 "낮에는 집에 있던 할머니까지 한 데 뭉쳐 할머니 경로당이 왁자지껄해진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이 공동 거주하는 충북 영동의 한 경로당.


충북에서 홀몸 노인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생활하는 공동 거주 경로당이 늘고 있다.

여름 폭염이나 겨울 한파 때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홀몸 노인을 보호하고 공동체 생활을 통해 안락한 노후생활을 제공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 덕택이다.

충북 최초로 2012년 5곳의 경로당을 공동 거주시설로 전환한 영동군에는 현재 19곳의 경로당에 95명의 노인들이 모여 한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군은 이들 경로당에 일률적으로 지원되는 운영비(한해 2700만원) 이외에 해마다 8개월치 냉난방비(160만원)와 간식비(120만원), 화재·상해보험료를 별도로 줘 노인들의 단체 생활을 지원한다.

영동군 관계자는 "세끼 식사를 해결하고 각종 공과금을 내는 데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노인들이 함께 지내기에 큰 불편은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음성군도 현재 8곳의 경로당을 홀몸 노인 공동 주거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5곳의 경로당에서 시작했는 데, 노인들의 반응이 뜨거워 6개월 만에 대상 마을을 8곳으로 늘리고, 지원예산도 5천900만원으로 확대했다.

옥천군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혹한기에만 노인들이 함께 생활할 경로당을 읍·면마다 1곳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4명 이상 공동 생활 희망자가 있는 마을을 선정해 90만원의 난방비를 별도 지원하기로 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홀몸 노인들이 겨울철 냉방에서 전기장판만 켜둔 채 생활하다가 화재 피해 등을 보는 경우가 잇따라 공동 생활을 주선키고 했다"며 "반응이 좋을 경우 대상 마을과 운영기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층북도의 최영지 노인복지팀장은 "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14.5%에 달하고, 홀몸 노인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경로당 공동 생활 등이 노인복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비슷한 사업을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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