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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어깨에 '번쩍'…4km 달려 개 구한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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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7 14:31:06 수정 : 2015-07-07 15: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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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오후 7시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소방서에 긴급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산 중턱의 어느 바위에 개 한 마리가 앉았는데, 다리를 다쳐 오도 가도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토니 스토우는 즉시 동료들과 현장으로 출동했다. 평소 같았다면 두꺼운 방화복에 헬멧을 썼을 테지만, 이날 구조대는 얇은 하이킹복에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산을 향해 내달렸다.


산 중턱까지 올라간 토니와 그의 동료들은 헝가리 산(産) 사냥개인 비즐라(Vizsla) 종(種) 한 마리를 발견했다. 후에 알게 된 개의 이름은 ‘루(Rue)’. 루는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를 애처롭게 바라봤다. 얼른 자신을 구해달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구조 방법을 궁리하던 토니는 루를 번쩍 들어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개가 한 발짝도 못 움직이는 상황에서 해가 저물기 전에 얼른 아래로 내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루를 짊어진 토니는 날 듯이 2.3마일(약 3.7km)을 달려 산 아래로 내려왔다. 입산부터 구조까지 45분 정도가 걸렸지만, 누구도 지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왔다. 루를 등에 진 토니의 모습은 동료들이 촬영했으며, 솔트레이크시티 소방대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됐다.

동물 보호소로 옮겨진 루는 다음날 주인을 무사히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주인에 따르면 루는 원래 농장에서 키웠으나, 울타리를 빠져나가 자취를 감췄다. 집에서 나온 루는 황야를 떠돌다 발견 장소인 산에서 다리를 다쳤다.


지금은 루가 주인과 재회했지만, 한때 토니는 루를 키우고 싶어 했다. 물론 루가 주인을 만나지 못한다는 전제 아래다. 그는 “동물보호소에 있는 루가 벌써 그립다”며 “루를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루의 주인 제시카는 이틀 후, 유타주 유기동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하나 올렸다. 루의 근황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제시카는 “다행히 루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며 “산에서 홀로 있는 동안 많이 지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루의 구출에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마음이 따뜻한 구조대를 만난 건 우리에게 불행 중 엄청난 다행인 일이었다”고 거듭 고마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솔트레이크시티 소방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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