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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부문별 심사평

입력 : 2015-07-06 06:08:17 수정 : 2015-07-06 06: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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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함·개성있는 표현 인상적

■피아노


고등부 참가자들은 모두 고른 기량으로 주어진 지정곡을 잘 소화했으며 각자에 맞는 개성 있는 무대를 꾸렸다. 그러나 본선 지정곡은 음악적 깊이와 내면의 표현을 요구하는 수준 높은 곡이어서인지 다양한 색깔을 표현하기 위한 섬세한 감각이 다소 아쉬웠다. 자연스러운 듯 정확한 리듬감이나 긴 호흡으로 끌고 가야 하는 프레이즈의 처리들 역시 아직은 나이 어린 연주자들이 표현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각 연주자마다 작품을 대하는 대담함이나 자신감 넘치는 표현들은 인상 깊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몇몇 연주자들에게는 그들이 땀 흘린 꾸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어 격려의 박수를 주고 싶다.

중등부 참가자들은 모두 개성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는데 몇몇 연주자의 음악적인 표현과 독창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다양한 소리는 수준급이었다. 

주희성 서울대 교수

악장간 완성도 불균형 아쉬워

■바이올린


중등부 본선 지정곡 모차르트 협주곡 5번 전악장은 곡의 성숙한 표현이나 분량에서 준비하기가 부담스러울 만한 지정곡인데 본선 진출자 3명은 다소 이런 어려움을 갖고 연주하는 등 아쉬움이 있었다. 기교적인 면도 그렇지만 좀 더 성숙하고 유려한 음악적 표현이 아쉬웠고 연주 중 실수 등으로 1, 2위 등위를 배출하지 못했다. 전곡 연주를 할 때는 ‘무엇을 미리미리 점검해야 하나’ 등을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등부 예선 지정곡인 바흐의 무반주 작품들은 바이올린의 기술과 기본, 구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다. 음정, 소리, 바흐 곡의 성격과 맞지 않는 템포의 불안정한 전개 등 적절한 구성을 갖추지 못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학생들은 이런 점에 유의해 연주를 준비하길 바란다. 본선 경연곡은 협주곡 전 악장이라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연주자가 한 악장은 잘하고 다른 악장은 그에 못 미쳐 아쉬움이 남았다. 많은 분량의 연주곡을 준비할 때 악장 간의 완성도를 대등하게 맞출 수 있도록 미리 계획을 세워 연습했으면 한다. 

김현미 가천대 교수

악기 다루는 조절·균형미 탁월

■첼로


악기와 몸의 상호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더 잘하려는 욕심에 연주자가 악기를 일방적으로 다루게 되며, 급기야 활을 폭행도구처럼 취급하게 된다. 활로 줄을 내려치거나 강압적으로 때리는 건 악기를 향한 일종의 폭행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첼로를 사랑스러운 사람 대하듯이 배려하며 다루자. 활 사용법 다음으로 출전자 대다수의 공통 문제는 비브라토였다. 비브라토는 흔드는 행위다. 근육이 긴장하면 흔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 떨 수밖에 없다. 비브라토가 너무 빠르다는 것은 연주방법이 건강하지 못함을 나타내며 많은 부작용과 한계를 낳는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우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악기를 다룰 때 몸과 팔이 긴장하지 않도록 느낌을 점검하면서 자기 소리를 잘 듣는 게 중요하다.

중등부 1등 임가은양은 랄로 협주곡 1악장에서 우수한 기본기를 보여줬고, 음악 흐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성숙하며, 악기를 다루는 조절력과 균형미가 뛰어났다. 고등부 1등 양상아양은 같은 패턴의 빠른 리듬이 반복될 때 빨라지는 경향이 옥의 티였지만 양호한 기본기와 함께 하이든 곡 스타일의 격을 우아하고 기품 있게 표현했다. 

윤영숙 서울대 교수

원본 악상·지시 기호 충실하길

■비올라


올해 고등부에 입상한 두 남학생은 각기 상반된 개성으로 호소하며 본선 무대를 수준 높게 장식했다. 1위 학생은 섬세한 표현이 돋보였다. 연주 때 곡 안으로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자세를 칭찬하고 싶다. 2위 학생은 개성이 매우 뚜렷했다. 시원스러운 보잉, 과감하고 거침없는 표현으로 매우 폭발력 있는 연주를 들려줬다. 앞으로 음색 쪽으로 좀 더 다양한 연구를 한다면 좋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본선 무대의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어느 판본을 선택하든지 브람스 원본을 기본으로 두고 음악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원본의 악상이나 지시 기호 등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이다.

중등부는 아주 작은 완성도의 차이로 등위가 나뉜 것일 뿐 입상한 두 학생 간에 기본적 실력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1위 학생은 세심한 음 처리, 산뜻한 스타카토로 고전 협주곡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2위 학생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연주를 이끌었다. 

윤진원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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