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한 대우 끌려 매니저 입사, 회사 배려 덕택 둘째 낳아 행복”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정 점주는 1998년 2월 맥도날드 매니저로 발을 들여놨다. 그는 “17년 전 맥도날드 매장에서 여성 매니저가 주도적인 자세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이곳에서는 남녀 차별 없이 노력에 따라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고 입사 동기를 설명했다.
사실 정 점주는 맥도날드 입사 전 약 8개월 동안 한 기업의 전산실에서 근무했는데, 이 첫 직장에서 이직을 결심한 것은 남녀차별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1990년대만 해도 여성은 일반 직장에서 상사의 커피 심부름과 잡일을 도맡아야 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뒤돌아봤다.
맥도날드의 직장 분위기는 달랐다. 결혼 후 첫아이를 얻고도 계속 다닐 수 있었다.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주는 한편 근거리 근무지로 배정하는 등 여성에 대한 회사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었다. 정 점주는 “둘째 출산과 함께 서울에서 경기 남양주로 이사를 했는데, 이를 안 회사가 거주지로 발령을 내줘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녀차별 없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맥도날드의 기업문화에 힘입어 그는 입사 후 17년 만인 지난 2월 직원 60여명을 둔 ‘오너’(점주)로 성장했다. 맥도날드는 정 점주처럼 직장과 가정 모두 꾸려가야 하는 여성직원의 경력 개발을 지원할 목적으로 2008년 사내 멘토링 프로그램인 ‘KWLN’(Korea Women’s Leadership Network)을 설립했다. 차세대 여성 리더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성장을 돕는 KWLN은 출산 후 직장으로 복귀하는 직원을 위한 적응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호평을 얻고 있다.
글=김기환 유통전문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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