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불황을 타개할 묘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15조원대의 경기부양책으로는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나마 기획재정부가 준비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유례를 찾기 힘든 여권 지도부 내 갈등에 묻혀 겉돌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살리기의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걱정이 쏟아진다. 기재부 내부에서도 “부진이 지속하거나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상인연합회 등 메르스 주요 피해 업종 협회장 및 각 금융업권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메르스 피해 업계 지원 과정에서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전 금융권이 피해 업종을 직접 찾아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
제조업 재고율은 127.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해 7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0.7%포인트 하락한 73.4%를 나타냈다.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세월호 참사 직후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변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6월 업황 BSI는 66으로 5월(73)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09년 3월 56을 기록한 이후 6년3개월 만에 가장 낮고, 세월호 사고 여파가 나타난 지난해 5월(79)과 6월(77)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박성빈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BSI로만 보면 메르스 여파가 지난해 세월호 사태로 인한 충격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비제조업 중 특히 여가서비스, 숙박, 운수, 도소매 등 서비스 부문의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스 여파를 배제하고도 광범위한 부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마크 월튼 이코노미스트도 “기업경기와 산업생산이 4월과 5월 연달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아 저조한 산업경기의 흐름이 최소 한 달은 더 지속될 것”이라며 “한은이 7월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애초 예상된 수준보다 더 낮게 수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수미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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