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가이드] 카드 전월실적, 제대로 알고 할인혜택 꼼꼼히 챙긴다

카드마다 기준 제각각

최근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직장인 김모(31·여)씨는 이번 달에 카드 할인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해 교통비를 15만원가량 사용했는데 이 금액이 전월 이용실적(전월실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교통비는 전월실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지 몰랐다”며 “카드사 홈페이지에 가서 확인해보고 통신비랑 교통비는 전월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신용·체크카드 사용 때 생겨나는 각종 할인혜택을 챙기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최소 30만원 이상의 전월실적 기준을 둬서 이 기준을 넘어야 할인혜택을 준다. 그런데 지난달에 쓴 금액이 무조건 전월실적으로 계산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월실적 합산 기준 등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돈은 돈대로 쓰고 할인은 못 받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전월실적 합산제외 항목·합산기간 파악해야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같은 카드사에서 나온 카드라도 전월실적 합산에서 제외되는 항목이 다를 수 있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연회비, 각종 수수료 등은 대부분의 카드에서 전월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외에 할인서비스를 받는 금액에 대해 합산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주유 특화카드라면 주유소에서 쓴 금액은 전월실적에 포함하지 않는 식이다. 어떤 항목이 전월실적 합산에서 빠지는지는 카드사 홈페이지 카드 상품 설명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월실적 합산 기간도 중요하다. 보통 1일부터 말일까지 사용한 금액을 전월실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카드대금 명세서에 찍힌 금액이 전월실적으로 산정된다. 전월실적이 30만원이 넘어야 혜택을 주는 카드를 1일부터 말일까지 40만원을 썼다고 해도 명세서에 25만원이 찍혔다면 전월실적은 25만원이 된다. 계산하기 쉽게 하려면 대금 청구일을 조정해 명세서에 1일부터 말일까지 사용액이 찍히게끔 하는 방법이 있다.

◆전월실적, 이렇게 하면 쉽게 쌓는다

목돈이 나가는 지출을 카드로 하면 전월실적을 쉽게 쌓을 수 있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면 보험료 납부만으로도 한 달 실적을 채울 수 있다. 또 세금이나 공과금 납부액을 전월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카드를 쓴다면 이를 적극 활용해 봄 직하다.

가족 카드도 좋은 방법이다. 여러 명이 사용하기 때문에 실적을 금방 쌓을 수 있다. 단, 가족 카드라도 본인이 사용한 것이 아니면 전월실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실적 인정 여부를 꼭 확인해 봐야 한다.

더치페이 때 앞장서는 것도 실적 채우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드물어 여러 명이 밥이나 술을 먹고 더치페이를 할 경우 한 명이 카드 결제를 하고 나중에 각자 결제한 사람에게 돈을 보내주는 일이 많은데, 이를 활용하면 실적이 금방 올라간다. 물론 나중에 일일이 돈을 받아야 하는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따지기 귀찮다면 ‘무실적 카드’로

전월실적을 따져가면서 돈을 쓰는 게 귀찮다면 실적에 상관없이 할인혜택 등을 주는 ‘무실적 카드’가 제격이다. 현대카드의 ‘제로(ZERO)’는 전월실적과 무관하게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때마다 사용금액의 0.7%를 청구할인(카드대금청구 때 할인)해 준다. 할인한도와 횟수에도 제한이 없다.

삼성카드4 V2는 전월실적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 0.6% 청구할인 혜택이 있다. 신한카드의 ‘알피엠(RPM)카드 플래티넘#’은 전월실적이 없어도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1L당 100원, 충전소에서는 1L당 30원을 적립해 준다. 주유소와 충전소를 합쳐 최대 월 4회, 최대 3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KB국민카드의 ‘KB국민 마일리지 가온카드’, 롯데카드의 ‘포인트플러스 그란데(GRANDE)카드’, 하나카드의 ‘하나 스마트 디씨(Smart DC) 카드’ 등도 전월실적에 상관없이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오현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