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그리스·채권단 “디폴트 파국 막자” 구제금융 최종 담판

입력 : 2015-06-30 19:10:50 수정 : 2015-07-01 11:14:5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민투표 앞두고 힘겨루기 팽팽 30일(현지시간) 종료되는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놓고 당사국 간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전날까지만 해도 그리스 국민투표(오는 5일)에서 협상안이 부결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로 간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채권단은 수정안을 놓고 그리스 정부와 최종 담판을 벌였다.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불어닥칠 정치·경제적 후폭풍과 G2 등 주요 경제대국의 대타협 촉구를 감안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리스 친정부 시위대 ‘反긴축’ 집회 유럽연합(EU) 등 국제 채권단의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기 하루 전인 지난 29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친정부 성향 시위대가 채권단의 최종 협상안에 관한 국민투표(7월5일)에서 반대(OXI)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아테네 등 그리스 전역에서는 1만7000여명이 ‘반긴축’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최종 담판에 나선 그리스와 채권단

독일 빌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과 구제금융 연장에 관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채권단이 제시한 수정안에는 부가가치세율을 애초 23%에서 13%로 내리고 연금 삭감 폭도 일부 양보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2년간 유럽안정화기구(ESM)가 그리스에 필요한 재정과 채무 재조정을 지원하는 ‘3차 구제금융’을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막기 위해 이날 자정 종료되는 2차 구제금융의 단기 연장도 함께 요청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양 측은 초강경 대치 분위기였다. 융커 위원장은 29일 “국민투표에서의 협상안 부결은 그리스가 유로존과 EU에서 거리를 두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그리스 국민을 향해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이는 EU가 협상안 부결에 따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감수할 수도 있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브느와 꾀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도 프랑스 경제지 레 제코에 “그렉시트는 지금까지 이론적 문제였지만 불행히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그리스를 몰아붙였다.

강경 일변도였던 EU 집행부가 그리스와 협상에 나선 것은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입장 변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9일 “유로가 실패하면 유럽이 실패한다”고 밝혔다. 디폴트와 그렉시트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그리스와 타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독일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다. 세계 5위권의 경제대국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정치·경제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다. 독일은 ‘하나의 유럽 공동체’의 밑그림이 된 1957년 로마조약을 제안한 나라인 동시에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 대결 구도를 완화하는 조정자를 자임하고 있다. 하지만 무리한 긴축 요구로 오늘날 그리스 사태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국 그리스 사태 추이에 촉각

독일의 주도에 EU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선봉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특히 프랑스는 2008∼2009년 유럽을 강타한 재정 위기로 졸지에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와 동급이 돼버렸다. 국내총생산(GDP)에 육박(95.2%)하는 국가부채와 고실업 등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허덕인다. 그리스 사태가 독일에 미치는 파급은 크지 않지만 프랑스는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폭탄일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주요 경제국들 입장도 제각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경우 작금의 세계 정치·경제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9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협상 당사자들은 조속한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다른 당사자는 신흥 경제대국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다. 그리스 사태 향방에 따라 지금의 경제상황이 호전될 수도,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 문제는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 모두에 관련된 사안”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