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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전쟁 영화의 탐미자 女감독 비글로를 만나다

입력 : 2015-06-06 01:55:41 수정 : 2015-06-06 01: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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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커프 엮음/윤철희 옮김/마음산책/1만7000원
캐스린 비글로-젠더를 넘어서/피터 커프 엮음/윤철희 옮김/마음산책/1만7000원


서부극의 거장 샘 페킨파와 세르조 레오네 감독 이후 누구도 만든 적 없는 수준의 액션을 연출한 여성 감독,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

‘허트 로커’의 감독 캐스린 비글로(63)의 행보에는 늘 최초,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여성으로 규정되는 걸 원치 않았다. “영화 연출을 젠더와 관련된 직업이나 스킬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감독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했고, 전 세계에 이를 증명해냈다.

비글로는 원래 미술학도였다. 어린 시절부터 유럽 거장들의 그림을 따라 그리며 화가의 꿈을 키웠고 샌프란시스코아트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그러다 영상매체의 매력에 끌려 영화로 진로를 바꿨다.

“회화는 고립돼 있고 엘리트적이에요. 그림을 제대로 인식하려면 상당한 지식이나 교육이 필요해요. 영화는 그렇지 않죠. 이해하기 쉽고 도전의식을 북돋우는 예술이에요. 영화가 대규모 관객에게 도달할 수 있는 뛰어난 사회적 도구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느꼈어요.”

단편영화 ‘셋업’으로 데뷔한 그는 초기 추상적인 것(미술)에서 구체적인 것(영화)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은 ‘액션’이라는 장르에서 빛을 발했다. 거칠고 혼란스러운 이미지에 대한 관심은 두 번째 영화 ‘죽음의 키스’에서 강렬하게 드러났다. 폭력에 성적 매력을 주입한 시도였다. 그는 “나는 장르를 뒤엎고 새롭게 규정하려는 욕망을 갖고 있다. 장르는 그런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그는 ‘허트 로커’를 찍을 당시 중동 전쟁터로 직접 날아갔다. 영화는 체험이며 관객들에게 실제적인 경험을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전 남편 제임스 캐머런(아바타 연출)의 그림자에 갇히지 않고 독특한 스타일을 개척했지만 비글로가 현장에서 겪어야 했던 고난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를 대중적인 예술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던 열망과 그것이 실제로 구현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은 신간 인터뷰집 ‘캐스린 비글로-젠더를 넘어서’에 모두 담겨 있다. 하지만 비글로는 여전히 짜릿한 위험을 원한다. “나는 어려움이 많고 도전적인 일에 흥미를 느껴요. 수월하게 여행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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