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3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전모(34·여)씨와 박모(29)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전씨는 전날 오후 울산시 동구 전하동 자신의 집에서 딸의 얼굴과 팔, 다리 등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후 5시쯤 딸을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면서 말을 듣지 않고 따라오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입과 머리 등을 때렸다. 오후 6시30분부터 10시50분쯤까지도 딸이 밥을 먹지 않는 등 칭얼거린다며 알루미늄 밀대자루 등으로 머리와 가슴, 허벅지 등 전신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아내의 폭행을 말리지 않고 엄마에게 맞은 딸이 울면서 자신에게 안겨오자 딸의 머리를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는 집으로 돌아온 뒤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셨고 남편 박씨가 돌아오자 함께 소주 3∼4병을 나눠 마셔 다소 취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딸이 숨을 쉬지 않자 오후 11시11분쯤 119에 신고했다. 딸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40여분 뒤 숨졌다. 경찰은 사인을 폭행에 따른 뇌출혈과 타박상에 의한 심정지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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