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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비자 관광 제주 밀입국 통로 ‘오명’

입력 : 2015-05-31 19:56:13 수정 : 2015-05-31 19: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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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입국 유커 1450명 잠적
2015년 만도 533명… 271명 추방
관광 활성화 불구 양날의 칼
제주도에 무사증(무비자)으로 들어와 체류하던 외국인 중 1450명이 지난해 사라졌다. 이 가운데 349명은 검거됐으나 800여명은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이들 대부분은 불법으로 제주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외국인들의 불법체류 경로로 악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8년 유커(중국인 관광객) 대거 유치를 겨냥해 도입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가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에는 큰 힘이 되고 있지만 일부 유커의 무단이탈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도 도입에 따른 빛만큼 그림자도 짙은 것이다.

31일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외국인은 모두 130만여명이다. 연간 43만여명꼴이다.

무사증 입국자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당초 무사증 제도 도입의 취지대로 유커들이 대거 제주도를 찾고 있다는 게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무사증 제도를 악용하는 유커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30일간 비자 없이 제주에만 머물 수 있는 무사증 제도를 악용해 제주에 들어온 유커가 불법체류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몰래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도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 중 지난해만 1450명이 행방을 감췄다. 이 가운데 349명이 검거됐고 253명은 자진출국했다. 나머지 848명의 소재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몰래 들어가 공사장이나 식당 등에 불법취업했을 가능성만 점쳐질 뿐이다. 올 들어서도 3월까지 벌써 533명이 제주를 몰래 빠져나가려다 271명이 검거돼 강제출국조치됐다. 139명은 자진출국했다. 나머지 123명은 국내에 불법체류하고 있다.

최근 3년여 동안 무사증 입국자 가운데 3000여명이 흔적을 감출 만큼 제주가 불법취업을 노린 무단이탈·밀입국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국내 불법취업을 노리고 중국 농촌지역에서 온 유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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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단속망을 피하는 이들의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법인 활어운반차와 냉동탑차, 이삿짐 차량, 화물트럭 등에 몰래 숨는 것은 여전히 ‘애용’된다. 최근에는 레저용 차량 선루프, 고무보트와 낚시어선까지 동원된다.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해 배편으로 전남 완도나 목포, 부산으로 빠져나간 뒤 위조된 주민등록증과 여권 등을 이용해 다른 시·도로 몰래 숨어 들어간다. 유커의 제주도 탈출에는 전문 밀입국 알선조직이 개입돼 있다. 이들은 돈만 주면 국내 다른 시·도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분증까지 만들어 준다. 알선조직 책임자는 한국인이 많았으나 중국인으로 대거 바뀌고 중국인 결혼이주여성들도 가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현지 총책과 연락망을 갖추고 ‘고객’을 끌어모은다.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무사증 제도가 정착한 제주에 중국인 입국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신분증을 위·변조해 다른 지방으로 무단이탈하려는 악용 사례가 증가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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