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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헌법가치 유린" 강력 반발…규탄시위 예고

입력 : 2015-05-28 19:01:39 수정 : 2015-05-29 01: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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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응수위 고민…"5·30 교사대회서 단체행동… 내달 1일까지 투쟁계획 확정"
변성호 위원장(왼쪽)을 비롯한 전교조 지도부가 28일 해직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한 교원노조법 규정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진 뒤 굳은 표정으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재판정을 나서고 있다.
남제현 기자
헌법재판소가 28일 해직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한 현행 교원노조법 규정을 합헌이라고 결정함에 따라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법외노조 무효소송이 서울고등법원의 2심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 헌재 결정으로 법외노조 판결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헌재가 이날 교원노조법 2조에 합헌,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에 각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전교조는 즉각 반발하며 향후 재개될 2심 재판에서의 법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외투쟁 수위에 대한 논의도 착수할 예정이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해직교사의 전교조 조합원 자격을 제한한 교원노조법 규정이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오자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남제현 기자
변성호 위원장 등 전교조 집행부는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변 위원장은 “헌재가 헌법가치를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오명과 재판관의 양심 사이에서 좌고우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9명의 해직자가 있다고 6만명의 실체가 있는 노조를 법 밖으로 내모는 것은 문명화된 나라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향후 가능한 장외투쟁 수위 등을 놓고 전교조 집행부와 조합원 등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2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변성호 위원장(오른쪽)을 비롯한 전교조 지도부가 헌재의 위헌 결정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변 위원장은 “다음달 1일까지 투쟁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26번째 창립기념일(5월28일)을 맞아 예정된 ‘5·30 교사대회’가 가장 먼저 단체행동의 장이될 전망이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5·30 교사대회는 규탄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교조 측은 헌재 결정에 대해 ‘완패’는 아니라고 규정했다.

전교조 변호인단의 신인수 변호사는 “시행령 9조 2항에 대해서는 헌재가 판단 자체를 내리지 않은 것이고, 9명의 해직교원이 가입했다 하더라도 노조의 자주성을 해치지 않는 한 법외노조로 통보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인 셈”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로서는 헌재 결정을 ‘반승 반패’로 해석하는 만큼 향후 법정다툼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송 대변인도 “법외노조로 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보고 최선을 다해 다툴 것”이라며 “시행령 쟁점이 다시 고법으로 넘어가 있으니 법적 대응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민주화 열기 속에 1989년 공식 출범한 전교조는 비합법단체로 10년을 보냈고 창립 때 교사 1527명이 파면·해임됐다. 1999년 헌재가 사립학교 교원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국회가 교원노조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합법노조 지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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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헌재가 고용노동부의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를 내린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2조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정문 앞에서는 대조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정문 오른편에서는 만세 삼창이 터져나왔고 왼편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헌재 정문 오른쪽에서 전교조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들은 “만세!”를 연발했다. 왼쪽에 ‘교원노조법 2조는 위헌’이라는 피켓을 들고 묵묵히 서있던 전교조 조합원 30여명은 착잡한 표정만 짓다 ‘헌재의 죽음’을 의미하는 검정색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전교조는 이날 헌재 앞 길바닥에 떡 케이크를 두고 눈물의 생일잔치를 벌였다.

전교조 창립 멤버인 이수호 전 위원장은 “그간 어려움이 많았지만 우리 사회를 여기까지 끌고 온 자부심이 있다. 전교조가 자랑스럽다”며 조합원들을 위로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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