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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마해송 동화 전집 완간… 임종 못 지킨 불효 씻어"

입력 : 2015-05-29 00:37:27 수정 : 2015-05-29 00: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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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시집 함께 낸 마종기 시인
“내가 미워했던 고국이여,/ 잘못했다. 긴 햇수가 지나도/ 계속 억울하고 서러웠다./ 치욕의 주먹이 미칠 것 같은/ 머리와 목덜미를 치고/ 내 앞길에 대못을 박았다./ 더 이상은 선택이 없었다// …//찢어져 헌 걸레 같은 몸을/ 내 고국이 아무 말 않고/ 끝내 보듬어주었다.”

마종기(76·왼쪽 사진) 시인이 최근 펴낸 열한번째 시집 ‘마흔두 개의 초록’(문학과지성사) 말미에 실린 ‘국적회복’의 일부다. 1966년 한·일회담 반대선언 명단에 군의관 신분이었던 그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시인은 이 땅을 떠날 것을 전제로 석방됐다. 쫓기듯 미국으로 떠났는데 몇 개월 후 아버지가 작고했다. 시인은 아버지 임종을 지키기는커녕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 부친이 아동문학가 마해송(1905∼1966·오른쪽)이다.

이번에 마해송 전집 전 10권도 ‘문지’에서 완간했다. 시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에 대한 불효를 이제야 씻는 것 같다”고 울먹이면서 “내 시집보다 아버지 전집 완간이 더 기쁜 건 당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동문학 7권과 수필을 포함한 산문 3권으로 이루어진 전집은 1923년 한국 최초의 창작동화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필두로 작고할 때까지 쉼없이 집필해온 문학 편력이 시대 순으로 정리됐다. 마종기 시인은 “부친의 전집과 다른 저작물에서 발생하는 인세는 문학과지성사에 기부해 마해송문학상과 아동문학 발전에 쓰겠다”고 밝혔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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