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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시회 설렘 평생 못잊어, 밥먹는 시간 빼곤 종일 작업”

입력 : 2015-05-26 21:08:57 수정 : 2015-05-26 21: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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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원로조각가 윤영자 6월 회고전
“여러 불리한 사회적 여건에서도 꾸준히 열의를 갖고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여성 작가들을 독려하고자 상을 만들었다.”

국내 유일의 여성 미술상인 석주미술상을 제정한 1세대 여성 조각가 석주(石州) 윤영자(91·사진)는 홍익대 미술학부 1회 입학생으로 조각에 입문한다. 당시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초대 학장으로 20년 가까이 후학 양성에도 힘쓴 그는 1992년 정년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과 사재를 털어 석주문화재단을 만들고 석주미술상을 제정해 회화, 입체, 공예, 평론 분야를 돌아가며 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동안 섬유미술가 정경연씨(1990)를 시작으로 박상숙·정보원·김혜원(조각), 석난희·홍정희·조문자·차우희(서양화), 이숙자·원문자·송수련(한국화), 이불(설치미술), 윤난지·김홍희(평론) 등 여성 미술인들이 상을 받았다. 올해는 송인헌(서양화)이 영예를 안았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져서인지 조각작품을 찾는 사람도 적어졌다.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대형 작업을 할 수는 없지만 2년 전부터 재단 운영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8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작업에 몰두한다는 그는 “아무 일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게 싫어서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작품을 어떻게 해 나갈지 구상한다”며 “밥 먹는 시간을 빼고선 그림 그리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열정을 보였다.

남산도서관 앞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 동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징 조형물을 남긴 그는 다음 달 3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회고전을 연다. 조각의 조형적 요소를 가죽 위에 그린 그림을 선보인다. 올해 수상자인 송인헌 작품과 역대 수상자들의 작품도 함께 출품된다.

“내가 작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랑이다. 남녀 간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등 세상의 아름다운 감성을 곡선과 볼륨감을 가진 인체에 투영시켜 본다.”

그는 “첫 개인전 개막 때의 떨리던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그 설레던 마음으로 오늘도 작업대로 향한다”고 말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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