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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OSCE 한국회의서 평화·화해 경험 나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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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6 21:33:43 수정 : 2015-05-26 23: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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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개최되는 뜻 깊은 해이다. 우리에게는 광복 70주년, 6·25전쟁 65주년 등 현대사의 큰 획을 그은 중요한 사건을 되짚어보는 해이다. 세계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많은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기념비적인 해라고 해서 오랜 숙원이 요술처럼 해결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중시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6월1, 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한국회의는 갈등과 분쟁 해소, 화해와 협력에 관한 역사적 경험을 나누는 뜻깊은 장이 될 것이다.

OSCE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75년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로 출범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이 기구는 정치, 경제, 인간안보라는 세 개의 축을 포괄적으로 다룸으로써 독일 통일과 동서 냉전의 종식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냉전 붕괴 후에도 57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안보기구로, 유럽 내 분쟁 방지와 평화 유지의 근간이 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호주, 태국, 아프가니스탄이 협력동반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송영완 주오스트리아대사
OSCE의 한계와 무력감을 토로하는 담론도 있다. 특히 지난해 유럽의 안보위기를 초래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자주 거론된다. 이 기구가 적극 개입했음에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전쟁 상황에 직면한 당사국이 이 기구의 회의장에서 거의 매일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당사국인 남북한 대화가 핵심이다. 여기에 우리의 통일은 동북아 정세와도 긴밀히 연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주변국의 협조와 지지를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동북아시아에 OSCE와 같은 기구가 있었다면 우리는 항상 통일을 염두에 두고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장으로 활용했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제안한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동평구)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평구는 상설기구인 OSCE보다는 그 전신인 CSCE와 더 유사하다. CSCE처럼 동평구는 예측불허의 동북아 정세 속에서도 관련국 간 대화 습관을 정착시키고 공동이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OSCE는 동평구를 반기고 있다. 유럽인은 지난 세기 두 차례나 겪은 끔찍한 세계대전의 교훈을 토대로 구축한 안보대화의 유용성이 동북아에서도 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람베르토 차니에르 사무총장은 유럽이 인내심을 갖고 과정과 결과를 모두 중시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온 바 있음을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OSCE 한국회의에서는 특별행사로서 동평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회의 참여국들은 유럽과 아시아의 경험을 교환하고 귀중한 역사의 교훈을 어떻게 현재에 접목할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유럽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듯이 OSCE는 한국회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고자 할 것이다. 상호협력을 통해 참여국 모두가 득을 보는 것, 우리 외교의 지향점이자 한국회의 개최 목적이다.

송영완 주오스트리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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