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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연정 내부 알력 점입가경…파열음 잇따라

입력 : 2015-05-26 01:02:10 수정 : 2015-05-26 0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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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연정 내부의 세력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유력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25일(현지시간) 집권 다수당 기독교민주당(CDU)과 소수당 파트너 사회민주당(SPD)의 다툼을 다루는 기사에서 "이게 과연 평범한 싸움인가, 아니면 갈라서려는 암시인가"라는 표현까지 썼다.

FAZ는 이 기사에서 아르민 라셰트 CDU 부당수가 SPD 소속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의 이산화탄소 저감 유도를 포함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다뤘다.

라셰트 부당수가 일간 디벨트를 통해 가브리엘 부총리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낡은 석탄화력발전에 추가 과세를 검토한다는 부총리의 구상은 "연정 협약 위반"이라고 공격했다는 게 골자이다.

이 과세 정책 추진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것이라지만, 관련 산업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노동계의 반발 등 큰 저항을 부르고 있다.

라셰트 부당수는 무엇보다 해당 화전이 몰려 있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CDU 리더인 만큼 격렬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해석됐다.

라셰트 부당수가 SPD 당수인 가브리엘 부총리를 비판한 것은 앞서 야스민 파이미 SPD 사무총장이 CDU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겨눈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각별히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파이미 사무총장은 일요판 신문 빌트암존탁 인터뷰에서 독일 연방정보국(BND)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도와 유럽 정부기관과 기업을 사찰했다는 의혹과 관련, NSA가 BND에 건넨 검색어 명부를 연방의회가 볼 방법을 메르켈 총리가 제시해야 한다며 시한을 내달 8일로 못박았다.

소수당 사무총장이 다수당 당수로서 연정을 이끄는 총리에게 이런 태도를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연정의 균열이 그렇게 가벼운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빌트는 대중지답게 이 시한을 "최후통첩"이라고까지 해석했지만, 가브리엘 부총리는 이 소식이 알려진 이후 제 2공영 방송 ZDF와 한 인터뷰에서 "최후통첩이 아니다"며 서둘러 봉합했다.

이 '도청 스캔들'을 놓고 가브리엘 부총리는 메르켈 총리와 거리를 두면서 SPD는 CDU와 달리 이 사안에 비판적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왔다. CDU가 큰 문제 없다며 미국과의 정보협력 유지에 주안점을 둔 것과 대비되는, 여당 내 야당 같은 역할을 자임했다는 평가다.

SPD의 이런 태도는 가브리엘 부총리의 차기 총리 선호도를 3주전 17%에서 최근 22%로 끌어올렸다는 빌트의 여론조사 결과 같은 훈풍을 가져왔지만, 그것은 일시적 현상일뿐 오히려 같은 대연정 그룹에 파열음을 내며 불안감을 높이는 SPD에 역풍을 안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DU의 미하엘 푹스 원내부대표는 지난 19일 한 지역 신문에 "지금의 연정을 깨고 조기 선거를 치르길 원하는 것이냐"고 SPD에 반문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현재 정당지지도를 보면 CDU는 40%대를 보이지만 SPD는 20%대에 불과하다.

이처럼 양당 인사들의 파열음이 잇따르고는 있지만, 가브리엘 부총리의 최후통첩 봉합 발언이나 최근 독일 언론에 "건강하고 성공적인 대연정을 왜 중단하느냐"라고 말한 토마스 오퍼만 SPD 원내대표의 견해에서 보듯 양당은 내부 갈등을 적정선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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