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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수학자' 존 내시의 뷰티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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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5 10:52:38 수정 : 2015-05-25 1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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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시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떠받드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며 게임이론을 통해 수학뿐 아니라 경제학, 사회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천재 수학자다.

애덤 스미스는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시는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서로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반격했다.

내시는 1920년대 시작된 응용 수학의 한 분야인 게임이론을 발전시킨 '비협력 게임'이라는 27페이지짜리 논문으로 1950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에서 말한 '내시 균형'은 개인들 간의 상호 관계에서 상대방의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어떤 시점에 균형이 형성돼 서로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게 된다는 이론이다.

'내시 균형'은 경제학은 물론 사회과학과 생물학 등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 가운데 하나가 됐다. 내시 역시 1950년대 초반 국방부 소속 연구소에서 냉전 시대 국가 간 게임 전략 전문가로도 일했다.

그는 이후 45년이 지난 1994년 게임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30여년 동안 자신을 따라다닌 정신 분열증을 극복하고 노벨상을 받은 괴짜 천재 내시의 삶을 담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2001)는 뉴욕타임스 경제 담당 기자인 실비아 네이사가 쓴 동명의 전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1947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원 강의실에서 시작한다.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으로 무뚝뚝하고 오만한 괴짜 천재 존 내시는 강의나 학회지 발표도 무시한 채 기숙사 유리창을 칠판 삼아 문제 하나에 매달린다.

술집에서 금발의 미녀를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던 친구들을 보며 영감을 얻은 그는 1949년 21살의 나이로 애덤 스미스 경제학 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이론인 '내시 균형'을 발표하며 학계의 스타로 떠오른다.

MIT 교수로 부임한 그에게 정부 비밀요원은 신문과 잡지에 숨겨진 소련의 암호를 풀어달라고 부탁하고, 자신의 수업을 듣던 네살 연하 물리학도 얼리샤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 뒤에도 비밀리에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하지만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폐증과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며 정신병원에 갇힌다.

2002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러셀 크로), 여우조연상(제니퍼 코넬리), 각본상 등을 휩쓸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각색상을 받았다.

아내 얼리샤가 임신한 1958년부터 정신상태가 불안해지면서 MIT 정교수 임명 직전 정신분열증(조현병) 판정을 받은 그는 아내와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며 30년 동안 투병했다.

1990년대 이후 병을 극복해 가며 2001년 얼리샤와 재결합하고 프린스턴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지난 3월 수학자 루이스 니렌버그와 함께 편미분방정식 분야에서 ‘획기적 기여’를 한 공로로 수학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한 뒤 지난 23일(현지시간) 귀국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내 얼리샤와 한날 한시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존 로흐네스 아벨상 위원회 위원장은 "아벨상 관계자들은 내시와 만나 무한한 기쁨을 누렸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애도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시 역을 맡았던 배우 러셀 크로는 트위터에 "충격이다. 존과 얼리샤,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보낸다. 경이적인 파트너십. 뷰티풀 마인드. 뷰티풀 하트"라고 적었다.

같은 영화에서 아내 얼리샤를 연기했던 배우 제니퍼 코넬리는 성명에서 두 사람을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칭했고, 영화를 만든 론 하워드 감독은 "그들의 이야기 일부분을 전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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