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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못난이 세 친구… 서로의 버팀목으로

입력 : 2015-05-23 02:54:10 수정 : 2015-05-23 02: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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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재 지음/허구 그림/천개의바람/1만원
삼총사가 나가신다/신순재 지음/허구 그림/천개의바람/1만원


물건들이 제 기능을 못할 때 사람들은 ‘에잇, 갖다 버려’하며 집어 던진다. 쓸모없어진 것들은 어떻게 될까? 버림받은 후 과연 어디로 갈까? 책은 제 역할을 다한 뒤 쓸모없어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란 공 하나가 이삿짐 트럭에서 떨어진다. 트럭에서 떨어질 때의 충격 때문인지 공은 자신이 누군지 알지 못한다. 닭은 공에게 알이라고 하고, 들쥐는 열매라 하고, 두꺼비는 달이라 하고, 두더지는 신붓감이라고 한다. 모두 공이 누구인지 진심으로 알아봐 주기보다는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바라본다.

그래서 공은 자기가 진짜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모두에게 버림받고 구르던 공은 염소 뒷발에 차였는지, 너구리 앞발에 차였는지 모르지만 우연히 튀어오르게 된다. 연거푸 땅에 떨어졌다가 땅을 박차고 오르면서 공은 깨닫는다. 자기가 누군지를. 공이라는 걸 알게 된 공은 기분 좋게, 동물 친구들에게 인사도 건네면서 쌩쌩 구른다.

그러다 “어, 어지러워. 그만 좀 구를 수 없니?”하는 목소리에 멈춰 선다. 소리의 주인은 공의 옆구리에 찰싹 붙어 있다. 한 번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껌딱지다. 둘은 어쩔 수 없이 함께 굴러다닌다. 여러 날을 함께 다닌 둘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까만 물체와 마주친다. 잠자리 날개처럼 가볍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그 물체는 자신을 ‘검정 비닐봉지’라고 소개한다. 시장에서 파는 어떤 물건이든 자신에게 담겨 팔린다고 잘난 척한다. 자기가 대단하다고 뻐기던 검정 비닐봉지는 ‘껌딱지’만은 절대 담을 수 없다고 소리친다.

이렇게 못난이 삼총사가 결성된다. 셋은 함께 굴러다니면서 부족한 자기 모습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받아들인다. 한 뼘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존재는 없다. 부족한 존재 하나하나가 만나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며, 힘을 모아 살아가기 마련이다. 못난이 삼총사의 모습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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