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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국민통합정치, 그 시작과 끝을 더듬다

입력 : 2015-05-23 03:04:21 수정 : 2015-05-23 0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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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지음/문학동네/1만5000원
바보, 산을 옮기다/윤태영 지음/문학동네/1만5000원


‘‘이런 게 정치인가?’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인 정치의 길을 걷겠다고 맹세한 굳은 다짐이 3당 합당을 계기로 흔들렸다. 곧 현실로 다가올 것 같던 지역구도 정치의 청산은 아득히 먼 과제로 느껴졌다. …통합을 위한 노력은 이제 그에게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돼 가고 있었다.’

‘국민통합’은 노무현 전 대통령 정치의 시작과 끝이었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국회의원의 길로 들어서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그는 1990년 이른바 3당합당을 목격하며 현실정치에 좌절감을 느낀다. 그는 이를 계기로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된 지역주의 타파, 합리적 소통에 기반한 국민통합의 정치를 필생의 과제로 삼았다.

대통령이 된 뒤 그는 숱한 선택의 순간에 직면했다. 그럴 때마다 갈등보다는 통합을 우선시했다. 2004년 김혁규 총리 지명 당시에도 그랬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반대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국회 과반을 점하고 있었다.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임명동의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사안마다 다수결을 앞세운 강행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판결이라도 쌍방 합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법률가 노무현의 소신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23일)를 앞두고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참여정부 비망록 격인 ‘바보, 산을 옮기다’를 출간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라는 명제를 중심에 놓고 정치를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동안 출간된 자서전과 미완의 회고록에서 이에 대한 조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게 아쉬워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책에는 참여정부 비화도 담겼다. 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는 2006년 1월 유시민 의원의 입각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4개 부처 개각을 단행하면서 유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할 계획이었지만 당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총리가 정면 충돌했고, 유 장관 입각 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는 이 총리 태도에 격앙된 노 전 대통령은 이 전 총리에게 “그럴 거면 그만두세요”라는 말까지 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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