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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민의힐링스토리] 붓다의 호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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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1 20:23:07 수정 : 2015-05-21 20: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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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566년 지금의 네팔 룸비니에서 석가족의 왕자 싯다르타가 태어났다. 아버지 정반왕의 바람과 달리 싯다르타는 29세에 출가한다. 그리고 6년간의 온갖 고행 끝에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대각(大覺)을 이뤘다. 깨달음을 성취한 자, 붓다(Buddha)가 된 것이다. 싯다르타의 깨달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수행법이 있다. ‘아나파나사티(Anapanasati)’라는 호흡법이다.

아나(ana)는 들숨, 파나(pana)는 날숨이다. 즉 호흡을 의미한다. 사티(sati)는 마음챙김 또는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이다. 아나파나사티는 단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행위를 알고 있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호흡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가스교환을 통해 에너지를 만드는 작용일 뿐으로 생각한다. 평소 거의 의식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붓다는 호흡을 의식했다. 생리적인 호흡작용을 정신적 각성에 이용했다. 고타마 붓다를 위시한 수많은 붓다들은 호흡 조절을 깨달음의 수단으로 삼았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아나파나사티는 남방불교 수행법 위파사나(Vipasana)의 첫째 관문이다. 수행자에게 주의집중과 고요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위파사나의 대표적인 경전 대념처경(大念處經)에서 설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상체를 곧게 세우고 앉는다. 호흡의 전 과정에 대해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 하겠다고 다짐한다. 숨이 들어오고 나감을 자각한다. 숨을 길게 들이쉬면서 ‘숨을 길게 들이쉼’을 알아차리고, 길게 내쉬면서 ‘숨을 길게 내쉼’을 알아차린다. 숨을 짧게 들이쉬면 ‘숨을 짧게 들이쉼’을 알아차리고, 숨을 짧게 내쉬면 ‘숨을 짧게 내쉼’을 알아차린다. ‘온몸을 알아차리면서 숨을 들이쉬리라’고 마음을 다지고, ‘온몸을 알아차리면서 숨을 내쉬리라’며 마음을 다진다. ‘몸을 안정시키면서 숨을 들이쉬리라’ 다짐하고, ‘몸을 안정시키면서 숨을 내쉬리라’ 다짐하며 수행한다.

아나파나사티의 핵심은 말 그대로 호흡에 대한 사티를 유지하는 것이다. 호흡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다른 대상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오로지 호흡만 자각한다. 대신 호흡과 나를 동일시하지 말고 분리한다. 호흡에 대해 좋고 싫음의 판단이나 집착을 하지 않은 채 순수한 주의를 기울인다. 즉 호흡을 나로부터 뚝 떨어트려 객관화시키고, 이를 구경하듯 관조한다. 호흡에 사티가 이루어지면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기가 쉬워진다. 예를 들어 화가 날 일이 생기더라도 화에 휩쓸려서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 화가 일어남을 알아차리는 순간 나와 화는 분리되기 때문이다. 단지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할 뿐이다. 감정조절이나 스트레스 해소는 아나파나사티의 부수적인 효과다.

고타마 붓다는 아나파나사티로 지금껏 보이지 않던 암흑세계가 밝게 보인다고 하였다. 생명의 생멸(生滅)은 호흡에서 좌우된다. 숨을 한번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 호흡을 의식하고 자각하는 연습을 계속하면 각성이 예리하고 깊어진다. 아나파나사티는 인도 불교에서 전해온 40가지 명상 주제 가운데 한 가지이나, 그 가운데에서도 붓다의 길을 안내하는 지고의 수행법이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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