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들의 첫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한 번도 취업을 해보지 못한 20∼30대 청년 실업자가 1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취업난에 시달리던 청년들이 구직 자체를 포기하며 스스로를 ‘취업포기자’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는 대학 졸업 시즌인 2월에 연중 최다치를 찍은 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2월 7만2000명까지 올라갔다가 3월 5만1000명, 4월 4만7000명, 5월 4만명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졸업 시즌이 지나도 첫 직장을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늘고 있다. 지난 2월 7만900명이던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3월 7만10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1만8000명이나 증가했다.
20∼30대 전체 실업자 가운데 취업 경험이 없는 비중은 15.1%에 달한다. 20대의 취업 무경험 실업자 비중은 21.1%로, 실업자 5명 중 1명은 한 번도 일자리를 가져보지 못한 셈이다. 첫 직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전체 청년 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2%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4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20∼30대의 첫 취업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 취업포털이 1분기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경력’만 채용한다는 공고가 2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직은 신입에 비해 훈련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즉시 실무 투입이 가능해 기업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채용 인원을 무조건 늘릴 수 없다 보니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책을 통해 청년 고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채용을 늘리기에는 경기가 너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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