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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건에서 창·방패로 만난 '동명이인' 박성재

입력 : 2015-05-19 15:15:22 수정 : 2015-05-19 15: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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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검사장(왼쪽)과 박성재 변호사
포스코건설 비리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장과 비리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건설 임원의 변론을 맡은 변호인이 동명이인이라 눈길을 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19일 포스코건설 이모(57) 상무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상무는 포스코건설 토목환경사업본부 공사현장 담당으로 재직하던 2013년 전남 광양 칠선석 항만공사와 전북 새만금방수제 동진4공구 건설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 3곳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총 4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상무 변호인은 법무법인 민(대표변호사 민유태·우덕성)의 박성재(48) 변호사다. 서울중앙지검이 하는 모든 수사를 지휘하는 박성재(52) 검사장과 이름이 같다. 박 검사장은 고려대 법대를 나와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박 변호사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31세의 나이에 ‘늦깎이’로 40회 사시에 붙었다. 두 사람이 연령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사법연수원 기수는 무려 13년이나 벌어진 까닭이 여기에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박 변호사는 원래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회계법인에서 일하다가 다시 사시 준비에 나선 독특한 이력의 법조인이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검사로 임용돼 성남지청, 홍성지청, 수원지검 등에서 근무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검사로 일하던 2011년 증권 등 금융에 관한 그의 전문성이 빛을 발했다. 파생금융상품의 일종인 주식워런트증권(ELW) 비리 사건, 2008년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키코(KIKO) 사건 등이 그의 손끝을 거쳤다.

다른 검사들은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경제용어를 쉽게 풀어 공소장을 작성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검찰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검사 시절의 박 변호사를 기억하는 이들은 “신문 경제면에 난 기사만 보고도 관련된 사안에서 범죄 혐의를 집어낸 사람”이라고 말하곤 한다. 검찰의 금융 분야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박 검사장도 수사검사 시절에는 금융 분야에 밝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의 금융 분야 수사부서가 금융조세조사1·2·3부로 나뉘어 확대되기 전의 금융조사부에서 부장검사를 지냈다. 동명이인인 두 ‘박성재’가 포스코건설 비리 사건에서 각각 창와 방패가 되어 겨룬 끝에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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