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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日 작가 눈에 비친 근대 한국 풍경

입력 : 2015-05-09 02:19:03 수정 : 2015-05-09 0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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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 모두 당시 日 신문 연재소설
‘…모래바람’ 갑신정변 개화파 그려
‘조선은 소국’ 작가의 인식 드러나
‘조선’은 일본인 작가의 조선 체험담
100년전 모습 비교적 객관적 묘사
나카라이 도스이 지음/권미경 옮김/케포이북스/2만2000원
다카하마 교시 지음/김영식 옮김/소명출판/1만6000원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나카라이 도스이 지음/권미경 옮김/케포이북스/2만2000원

조선/다카하마 교시 지음/김영식 옮김/소명출판/1만6000원

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일탈’로 한·일관계의 거친 풍랑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일본 한편에서 한국 드라마나 K-팝의 인기는 여전하다. 빅뱅, JYJ, 카라 등에 열광하는 일본의 한류 팬들층은 두텁다. 120여년 전에도 일본 도쿄에서는 조선 알기 열풍이 불었다. 당시에도 조선은 일본 국익에 중요한 요충지였다. 일본에서는 대륙 진출이나 열강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조선을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일본 작가들도 조선을 알고 이해하자는 인식 하에 다수의 조선 관련 작품을 썼다.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과 ‘조선’은 이런 기류에서 나온 문학 작품이다. 조선을 비교적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조선에 부는 모래바람’은 1882년의 임오군란, 1884년의 갑신정변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개화하지 못한 당시 조선의 풍속을 일본 작가의 시각으로 되살리고 있다. 조선의 고전문학인 춘향전, 구운몽 등과 함께 현재 TV드라마로 방영 중인 징비록을 처음으로 일본에 소개하기도 했다.

저자 나카라이 도스이(半井桃水·1860∼1926)는 8세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부산에 정착했다. 나카라이는 조선어를 능숙하게 구사했으며 조선 풍물에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책에 실린 내용들은 1891년 10월 1일부터 1892년 4월 4일까지 ‘도쿄아사히신문(東京朝日新聞)’에 150회 연재한 소설이다.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당시 조선의 개화파 김옥균, 박영효를 서술한 대목도 관심을 끈다. 갑신정변의 실패로 조선 개화파들이 일본으로 망명한 가운데, 두 사람은 일본인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조선의 개혁을 꾀했다. 일본에 의한 근대화를 추진하려고 했던 당시 개화파들의 복잡한 사정을 읽을 수 있다.

이 소설은 ‘조선의 근대화=일본화’라는 도식을 일본인 독자에게 고정화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소설에서 일본은 아시아의 신흥 강국이고, 조선은 미개한 나라라는 작가의 인식이 엿보인다. 조선을 경시하는 저자의 인식이 정당했는지를 떠나 조선 문화를 일본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첫 문학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조선’ 역시 일본인 작가가 한국의 근대 풍경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저자 다카하마 교시는 1911년 4∼5월 조선을 유람한 뒤, 자신이 체험한 것을 같은 해 7월 신문에 연재하고 이어 단행본을 냈다. 이 책에서 저자의 시각은 그리 편협하지는 않다. 비교적 객관적으로 조선을 묘사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소설에는 100년 전 일본인과 조선인의 모습, 양국의 교류 양상 등이 자세히 서술돼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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