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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요·특징·추천작

입력 : 2015-04-29 10:16:32 수정 : 2015-04-29 1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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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30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주종합경기장과 고사동 ‘영화의 거리’, CGV전주효자 등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호주의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이 연출한 ‘소년 파르티잔’을 시작으로 47개국 200편(장편 158편, 단편 42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지난해 하반기 개관한 CGV전주효자로 메인 상영관을 옮겨 ‘공간 확장’을 꾀했다. 전통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영화의 거리’는 각종 이벤트와 전시, 공연 등 부대행사가 열리는 ‘전람회 거리’로 변모한다.

단편에서 장편으로 전환한 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 ‘디지털 삼인삼색’도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으로 이름을 바꾸고 세 편의 제작비 전액을 영화제 측이 투자해 제작, 배급을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끌어간다. 영화제가 플랫폼 역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유통 하는 역할까지 하겠다는 뜻이다.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은 세상과 단절된 채 여자와 아이들만 살아가는 공동체를 다루면서 파시즘과 폭력, 세상의 위선 등을 폭로하는 우화다. 주인공인 소년 알렉산더는 암살 훈련을 받고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주목을 받지만, 바깥 세계를 드나들면서 공동체의 폭력성에 눈을 뜬다. 영화는 계급과 자본의 민낯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윤리적 가치를 알아가는 소년의 성장담을 통해 희망과 삶의 가능성을 그려내기도 한다. 공동체를 이끄는 악마적인 캐릭터이자 유일한 남성 어른인 그레고리 역은 뱅상 카셀이 맡았다. 영리한 스릴러의 구조와 밀폐되고 부패한 세계의 이미지는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타락한 바깥세상과 공동체 내부를 엮어버린다. 알렉산더의 몸부림을 통해 폭력에 맞서야 하는 연약한 힘들을 성찰하게 된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은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브루노 뒤몽 감독의 신작 ‘릴 퀸퀸’이다. 이 영화는 세계 평단의 영향력 있는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2014년 베스트 10’ 중 1위에 올랐다.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프랑스풍의 잔혹극으로 잔학한 묘사와 유머를 섞어 죽음에 대한 독특한 접근을 시도했다.

영국 영화 ‘듀크 오브 버건디’도 토론토국제영화제, BFI 런던영화제 등 다수의 해외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영국 영화의 미래로 불리는 피터 스트릭랜드 감독의 황홀한 이미지 연출은 객석을 압도한다. ‘빌리 엘리어트’를 만든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신작 ‘트래쉬’도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브라질 리오의 슬럼가에 사는 아이들이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을 담고 있다. 브라질 특유의 경쾌한 음악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전주종합경기장 내 지프라운지 야외상영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스페셜 포커스’ 섹션에서 소개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작품과 작가도 챙겨볼 만하다. 그리스 영화의 새로움을 조명하는 ‘몰락한 신화: 그리스 뉴웨이브의 혁신’의 작품 ‘새 모이를 먹는 소년’과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틴 레트만 감독의 작품을 조명하는 회고전 ‘마르틴 레트만, 검은 유머의 시네아스트’에 포함된 ‘발사된 두 개의 총알’은 돋보이는 관심작이다.

‘새 모이를 먹는 소년’은 직업도 돈도 여자친구도 없는 22세 청년 아텐이 유일하게 소유한 애완용 새 카나리아의 은신처를 찾아 떠도는 이야기다. 2000년대 후반 경제위기 이후 그리스 사회를 반영하는 주제들을 고민해온 ‘그리스 뉴웨이브’ 영화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그리스 뉴웨이브 영화들은 ‘괴상한 뉴웨이브’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극사실주의적 묘사에서부터 무너진 세계의 풍경과 메타포, 상징의 수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보인다.

‘발사된 두 개의 총알’을 연출한 레트만 감독은 정치적 이슈를 서사화했던 이전 세대 감독들과 단절하면서 아르헨티나 영화의 진정한 ‘현대화’를 가져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냉소적인 유머를 구사하며 세상 이면에 대한 쓰디쓴 풍자가 특징이다. 이 영화는 레트만 감독의 형식적 원숙미가 절정에 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장편 6편을 상영하고, 전주를 방문한 그가 자신의 영화 세계에 대해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도 갖는다.

상영일정은 영화제 홈페이지(http://www.jiff.or.kr)를 참조하면 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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