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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 여자배구 ‘트라이아웃’ 위기 아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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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8 19:59:02 수정 : 2015-04-28 19: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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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난 요즘 여자 프로배구는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바로 2015∼16 시즌에 새롭게 도입되는 ‘트라이아웃(공개모집)’ 제도 때문입니다.

한국배구연맹은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아메리칸스포츠센터에서 트라이아웃을 개최합니다. 6개 구단 사령탑은 물론 참가 선수들의 기량 확인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터들도 27일 출국했습니다.

트라이아웃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리그의 질적 저하 우려입니다. 참가자격을 미국 국적의 만 21∼25세 대학교 졸업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의 경험자로 제한했고 몸값 또한 현행 28만달러의 절반인 12만∼15만달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자유계약으로 V-리그 코트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보다 확연히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선발될 것이 불 보듯 뻔해 리그의 수준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맞습니다. 분명 올 시즌 뛰었던 폴리(아제르바이잔), 데스티니, 니콜(이상 미국) 등 세계적인 거포들보다는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한국땅을 밟게 될 겁니다. 그러나 리그의 질적 저하를 논하기에 앞서 곰곰이 돌아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의 50∼60%를 맡기고 국내 선수는 들러리로 만드는 V-리그의 기형적인 구조입니다.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연 리그의 질적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반면 기량이 다소 떨어지는 용병이 영입되면 자연히 국내 선수들의 전술적 비중이 올라가게 됩니다. 뛰어난 국내 선수 확보를 위한 트레이드와 FA 영입도 활성화될 겁니다.

아울러 용병들의 몸값을 확 낮추게 되면 국내 선수의 대우 향상은 물론 유소년 배구에도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합니다. 현행 몸값 상한선은 28만달러지만, 이를 지키는 구단은 많지 않습니다. 모 구단 용병의 올 시즌 연봉은 80만달러(약 8억5500만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집과 차량, 가족 항공권을 포함하면 90만∼100만달러의 예산이 들어갑니다.

현재 구단 연봉총액 상한선이 12억원이니 한 팀 국내 선수 전체(17∼19명) 몸값과 용병 1명에 들어가는 돈이 비슷한 겁니다. 이를 12만∼15만달러 선으로 확 떨어뜨리면 구단들의 예산 집행에도 숨통이 트입니다. 연봉총액 상한을 늘리고, 2군 리그도 도입 가능합니다. 꿈나무들을 위한 대대적 투자와 연고학교 배정 및 선수 수급 등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의 배구단 운영도 가능해지니 트라이아웃은 장기적으로 국내 배구의 인프라 향상에 꼭 필요한 제도가 아닐까요.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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