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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동네빵집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입력 : 2015-04-26 05:00:00 수정 : 2015-04-26 1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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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만큼이나 소규모 자영업자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상대로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은 사실상 무모한 일에 가깝습니다. 파리바게뜨(SPC그룹)·뚜레쥬르(CJ푸드빌) 등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프랜차이즈업체에 비해 자영업자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빵을 구입하는 베이커리(빵집)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대형 빵집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높은 인기를 모으는 동네 빵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 빵집은 프랜차이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맛과 메뉴, 그리고 신선한 재료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골리앗인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을 이겨낸 것인데요.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 성공사례일 뿐, 여전히 대부분의 동네 빵집은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갈아타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왜 소비자들은 동네 빵집 가격이 더 저렴하고 맛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프랜차이즈를 더 많이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은데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동네 빵집보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렴한 가격보다 프랜차이즈 제품의 다양성과 이미지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한 달 기준 빵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한 비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10명 중 7명은 동네 빵집보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네 빵집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소비자는 17.8%에 그쳤으며,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의 이용 비중이 비슷하다는 소비자는 12.6%였다.

일반적으로 동네 빵집보다는 프랜차이즈 빵집을 찾는 발걸음이 평균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특히 여성과 30대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빵집을 좀 더 많이 찾는 모습이었다. 반면 동네 빵집을 이용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자는 남성, 그리고 20·50대였다. 또한 소비자 2명 중 1명은 빵집을 이용할 때 프랜차이즈 여부를 고려할 만큼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40~50대가 빵집 이용 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좀 더 고려하는 편이었다.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의 가격 수준에 대해서는 전체 60.3%가 프랜차이즈 빵집의 가격이 좀 더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과 40~50대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의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었다. 반면 동네 빵집의 가격이 좀 더 비싸다는 소비자는 8.7%에 그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동네 빵집이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 다 가격이 비슷하다는 의견은 28.9%였다.

가격과 달리 맛에 대한 평가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체 2명 중 1명이 동네 빵집이나 프랜차이즈 빵집이나 맛은 둘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으며, 프랜차이즈 빵집이 더 맛있다는 의견과 동네 빵집의 맛이 더 좋다는 의견은 대동소이했다.

트렌드모니터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가격이 다소 비싼 반면, 맛은 비슷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임에도 프랜차이즈 빵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훨씬 많은 것은, 결국 동네 빵집의 강점보다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강점에 소비자들이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프랜차이즈 빵집과 동네 빵집에 대한 이미지는 확연히 다르게 인식되고 있었다. 먼저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제품이 다양하고 대중적이며 편리하다는 점이었다. 믿고 먹을 수 있으며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요즘 시대의 감성과 분위기에 맞는 장소라는 인식도 많았다.

반면 동네 빵집에 대해서는 가격이 저렴하고 친근하며 정이 있다는 이미지 평가가 주를 이뤘다.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동네 빵집의 저렴한 가격과 정겨운 분위기보다는 프랜차이즈 빵집 제품의 다양성과 깔끔한 이미지, 브랜드 신뢰에 소비자들이 좀 더 끌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 이용경험자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빵집을 찾는 이유를 살펴본 결과에서도 맛이 좋고 매장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공통적인 이유를 제외하면, 해당 매장을 이용하는 이유가 크게 상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프랜차이즈 빵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통신사 할인·적립 등 제휴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한 빵의 종류가 다양하고 믿을 만한 브랜드 매장이며 위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동네 빵집 이용자들은 맛과 위치와 함께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밝혔으며, 매일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직접 만드는데다 단골이 되면 더 잘해주는 것 같아 이용한다는 의견도 많은 편이었다. 즉 프랜차이즈 빵집은 다양한 할인 및 적립서비스에서, 동네 빵집은 가격측면에서 이용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구매·이용 패턴은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 모두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먼저 주 방문 시간대는 퇴근시간인 저녁 8~10시로, 동네 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이 동일했다. 그 다음으로 ▲저녁식사 시간인 저녁 6~8시 ▲출근·등교 시간인 오전 6~10시 ▲저녁식사 전인 오후 4~6시 ▲점심식사 후인 오후 2~4시에 이용한다는 응답이 공통적으로 그 뒤를 이었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는 단연 포인트의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남성보다 여성, 그리고 30~40대가 포인트의 활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이런 서비스는 프랜차이즈 빵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동네 빵집에서도 벤치마킹 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네 빵집 매장들이 연합 멤버십 카드를 만드는 것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전체 76.2%가 마음에 든다는 호감의사를 밝혔으며, 향후 이용할 의향을 내비친 소비자도 77%에 이르렀다. 많은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빵집의 ‘멤버십 포인트 정책’을 동네 빵집에서도 기대하는 것으로, 특히 프랜차이즈 빵집 이용이 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여성이 호감도와 이용의향 모두 높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빵집 이용 시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 역시 제품의 맛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제품의 맛을 더욱 중요하게 고려했다. 가까운 위치와 제품 신선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다양한 빵의 구비 여부 ▲할인·마일리지 혜택 ▲가격이 저렴한지 여부 ▲매장 접근 편리성 ▲좋은 재료 사용 여부 등이 빵을 구입할 때 고려되는 주요 요인들로 꼽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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