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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견소왈명(見小曰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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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24 21:19:45 수정 : 2015-04-24 21: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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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주어짐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다. 안분자족(安分自足). 자기의 분수에 맞게 만족하며 사는 데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과도한 물욕을 끊고 담박(淡泊)해 스스로 만족하는 생활이다. 자꾸 욕심만 부리면 일이 많아져 몸이 번거로워지고 마음만 고달프게 된다. 행복 실종이다.

욕심 많은 양주에게 맹자가 물었다. “사람 사는 데 불편하지 않으면 되었지 무엇 때문에 명예를 원하십니까?” “명예를 얻으면 부유해지지요.” “이제 그만하면 부자이지 않습니까?” “귀해지기 위해서입니다.”

맹자는 양주의 욕심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궁금해 계속 질문했다. “이미 귀한 몸이 되지 않았습니까?” “죽음 때문이지요.” “죽은 뒤에는 무엇을 위해서입니까?” “자손을 염려해서입니다.”

양주의 욕심에 끝이 없자 맹자는 묻기를 포기하고 만다. ‘양주’로 상징되는 인물은 권력, 재물, 명예를 찾는 보편적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겠다. 그렇다. 욕심은 끝이 없다. 이웃과 비교해서 자신이 작게 가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만사 불만의 원인이다. 우리는 행복을 주변 사람과의 비교에서 찾다가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놓치게 된다. 등산할 때 정상만 바라보고 걸으면 주변의 꽃과 숲,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노자’는 “작은 것의 의미를 볼 줄 알면 밝아진다(見小曰明)”며 “질박하고 욕심 없는 맑은 삶은 자아를 중심으로 삼을 때 가능하다(朴外虛中宗自我)”고 했다. 스스로 만족하는 소박함에서 찾는 행복이다. 훗날 ‘장자(莊子)’ 또한 인생에 대해 “천하로 하여금 소박함을 잃지 않게 하고 바람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라(使天下無失其朴 放風而動)”고 가르친 바 있다. 일상의 사소함이 주는 행복을 다산 정약용은 ‘청복(淸福)’이라고 표현했다. 세속적 성공을 뜻하는 ‘열복(熱福)’에 못지않다.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가까이에 있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見小曰明 : ‘작은 것의 의미를 볼 줄 알면 밝아진다’는 뜻.

見 볼 견, 小 작을 소, 曰 가로 왈, 明 밝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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