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세계일보가 단독 입수한 국토교통부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이 개발한 ‘EX패널(난열발포성패널)’이 화재 시 5분 만에 녹아내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건설연에 패널의 유통과 사용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발송하고, 판매된 패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EX패널의 난연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 |
대구경북 녹색연합 이재혁 대표는 “건설연은 개발, 시험, 감독권까지 모두 가지고 있어 (실험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구경북 녹색연합은 지난 1월 EX패널이 난연재료와 준불연재료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이처럼 성능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EX패널은 이미 수십억원어치나 유통돼 건축자재로 사용됐다.
건설연은 패널 전문 제조업체인 D사에 기술을 이전했고, 이 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4만2400㎡, 약 50억원어치의 EX패널을 제조·판매했다. 건설연은 현재 국내 패널 제조회사인 S사, H사 등 다른 9개 업체와도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건설연은 업체에 기술이전 조건으로 정액기술료 7100만원과 경상기술료로 매출액의 0.2%를 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기술연구원이 원점에서 안전성을 재검토하고, 중앙건축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난연 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현재 EX패널을 사용한 건축물에 대해 허가를 불허하고 있고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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