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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또 기적… 루키 김세영 ‘그린위 드라마’

입력 : 2015-04-19 20:14:16 수정 : 2015-04-20 0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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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롯데챔피언십 4R
18번 홀 6m 칩샷 거짓처럼 ‘쏙’, 연장 두번째 샷 그대로 이글 연결
박인비 제치고 가장 먼저 2승 고지
상금 선두… 상위 5명 모두 한국선수
이보다 더 극적인 승부는 없다. 마지막 18번 홀(파 4)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려 패색이 짙었으나 드라마 같은 칩인 파로 연장전에 들어간 뒤 기적처럼 이글 샷으로 우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은 19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세계랭킹 3위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재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프로 5년차로 LPGA 루키인 김세영은 ‘빨간 바지의 마법’으로 지금까지 거둔 7승(국내 5승, LPGA 2승)을 모두 역전으로 따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가 마지막 날 빨간 티셔츠를 입는 것처럼 김세영은 ‘행운과 승리’를 상징하는 빨간 바지를 늘 입는다. 김세영은 올 시즌 LPGA에서 수확한 2승을 모두 연장전에서 따내는 등 지금까지 연장에서 4전 전승을 거둬 ‘연장 불패’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히 지난 2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 이어 가장 먼저 시즌 2승 고지를 밟은 김세영은 이달 초 끝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3타차의 역전패 악몽을 털어내 기쁨이 더 컸다. 김세영은 우승상금 27만달러(약 2억97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랭킹 1위(69만9735달러)에 올라섰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태권도 유단자 출신인 김세영은 키가 163cm에 불과하지만 유연성을 앞세워 장타를 날린다. 그는 3라운드까지 2위 김인경(27·한화)에게 1타, 3위 박인비에게는 2타 앞선 단독 선두를 유지했지만 ANA 인스퍼레이션 때보다도 2, 3위와 격차가 작아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이번에도 우승을 놓친다면 2개 대회 연속 역전패의 충격이 만만치 않았을 상황이다. 실제로 김세영은 2, 3번 홀에서 보기, 더블보기로 타수를 잃으며 10번 홀(파 4)까지 박인비에게 2타 차로 뒤지는 등 한때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김세영은 박인비와 11언더파 동타로 시작한 18번 홀에서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를 두 번이나 썼다. 18번 홀에서 5번 유틸리티로 친 티샷이 물에 빠져 우승컵은 박인비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박인비의 25m 거리 버디 퍼트는 홀컵 5cm 앞에 멈춰 섰다. 김세영이 그린 밖에서 시도하는 칩샷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대로 끝나는 상황. 그러나 김세영의 6m 거리 칩샷은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기적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4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김세영은 연장 첫 번째 홀 150야드 거리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두 번 튀기면서 이글로 연결돼 명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박인비의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오지 못했다. 김세영은 두 번째 샷을 한 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공을 홀컵에 붙이는 데만 집중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안하지만 생애 두 번째로 기억날 샷”이라고 말했다. 그가 꼽는 최고의 샷은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17번 홀 홀인원으로 역전 우승한 장면이다.

시즌 개막 후 6개 대회를 독식하던 한국(계) 선수들은 최근 2개 대회에서 크리스티 커, 브리트니 린시컴(이상 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가 다시 우승 행진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이번 대회 1위부터 공동 4위까지 상위 5명이 모두 한국 선수다. 김인경이 3위(279타)에 올랐고 김효주(20·롯데)와 최운정(25·볼빅)은 공동 4위(281타)를 차지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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