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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생했어"…값진 준우승 일군 단원고 탁구부

입력 : 2015-04-17 17:02:57 수정 : 2015-04-17 17: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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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서고와 2시간반 접전 끝에 패배…내년 기약 "야∼아∼앗싸!"

안산 단원고 선수가 공중으로 솟구친 하얀 탁구공을 스매싱하자 탁구공은 상대편 테이블 구석으로 빨려들어간다. 접전 또 접전.

17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제61회 전국남녀 종별선수권대회 여자 고등부 단체전 결승은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은 안산 단원고 탁구부와 대구 상서고 낭자들의 대결로 불을 뿜은 자리였다.

단원고 탁구부(김민정·이지은·박세리·노소진)는 경기 전 '별'이 된 친구들을 기리며 옷깃에 노란 리본을 매달고 경기에 임했다.

경기 중 목을 축이는 물병에도 'REMEMBER 0416'이라고 노란 리본이 새겨져 있었다.

결승전을 취재하려는 기자들로 체육관은 북새통을 이뤘지만 단원고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단원고는 1·2단식을 내줬으나, 박세리와 노소진이 나선 복식에서 3대 1로 승리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단식 3게임에서도 박세리가 상대를 3대 0으로 완파, 게임 스코어 2대 2 동점을 이뤘다.

경기장 뒤편 관중석에 자리한 동료선수들의 힘찬 응원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마지막 단식 4게임에서 김민정이 숨 막히는 풀세트 접전 끝에 2대 3으로 패배, 단원고는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제59회 대회 전관왕에 오르고 지난해 대회까지 단체전 2연패를 일군 단원고는 이로써 3연패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마지막 단식경기에서 석패한 김민정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동안 갈고 닦은 노력의 대가가 결과와 어긋난 데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까, 다른 선수들도 한층 상기된 모습이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우승은 못했지만 정말 고생했어." 안산 단원고 교감은 대회가 끝나고서 선수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위로했다.

오윤정 코치는 "기대 이상으로 잘했다. 내년을 기약하겠다"면서 발걸음을 돌렸고, 학부모들은 "스포츠는 스포츠로 봐주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달라"고 입을 모았다.

1년 내내 가슴에 생채기가 가시지 않았던 단원고 선수들은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내년을 기약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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