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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마지막 길 준비한 이벤트는?

입력 : 2015-04-03 21:46:23 수정 : 2015-04-03 21: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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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지음/강경수 그림/비룡소/9500원
마지막 이벤트/유은실 지음/강경수 그림/비룡소/9500원


아동문학에서 보기 드문 죽음과 장례식 이야기를 가슴 찡한 감동과 유머를 담아 풀어낸 수작이다. 열세 살 주인공 소년 영욱이가 한집에 살던 할아버지 장례식 과정을 겪으며 죽음을 알아가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긴긴 세월을 때로는 훌륭하게, 우스꽝스럽게, 다정하게, 실수투성이로 살아낸 모든 인생 선배들 즉 우리 모두의 할아버지·할머니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그들의 따스함과 사랑을 기억하며 세상을 힘차게 살아낼 아이들을 위한 다독임이다.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과 돌아가신 뒤 입관식이 있기까지 장례식장에서 일어난 이틀 동안의 일로 나누어진다. 영욱이네 식구는 할아버지와 함께 산다. 젊은 시절 워낙 사고를 많이 쳐서 할아버지에 대한 식구들 신뢰도는 바닥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이혼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재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한방을 쓰는 영욱이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다.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 이마는 푸른 하늘, 검버섯은 은하수라고 부르며 할아버지의 늙은 모습도 소중하게 여긴다. 식구들에게 수시로 곧 죽을 것 같다며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을 한 탓에 정작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마지막 순간에는 식구들 중 영욱이 말고는 아무도 곁을 지키지 못했다. 자신의 마지막을 위해 할아버지가 준비한 특별 ‘이벤트’ 덕분에 영욱이네 가족은 그야말로 한바탕 소동을 치른다. 장례식에서 영욱이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장막이 한풀 걷혀진 어른 세계를 만나게 된다. 조의금 몇 푼에 관계를 재고, 가족의 죽음에도 남의 눈을 의식하는 어른들의 세상은 한마디로 영욱이 눈엔 ‘웃픈’ 현실 그 자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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