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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로당은 역사의 그늘" 이병주 소설 28년만에 다시 세상에

입력 : 2015-04-03 21:37:45 수정 : 2015-04-03 21: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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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지음/기파랑/각 1만4500원
남로당 전 3권/이병주 지음/기파랑/각 1만4500원


“남로당은 한마디로 우리 역사의 그늘진 부분입니다. 한국의 뛰어난 인재를 모아 민족에 죄를 지은 허망한 단체이지요. 오래전부터 남로당 10년의 생멸을 소설화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저와 동향이자 와세다대학 선배인 옛 남로당 간부의 생존이 확인됨으로써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그 비극의 역사 속에 명멸해간 인재들은 아깝기 짝이 없으나, 그들이 한 짓은 괘씸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요즈음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읽어주었으면 해요. 그래야 우리 민족의 슬픔도 알 수 있고 마르크시즘이 만능의 사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될 테니까요.”

작가 이병주(1921∼1992)가 1987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987년 이 책 초판이 발간된 이래 28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왔다.

책은 남로당, 즉 남조선노동당의 역사와 명멸했던 인물들을 그린 소설이다. 평자들은 이 책이 남로당 핵심 인물 박갑동의 증언을 가미해 소설로서의 재미와 사실로서의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기에 유용하다고 평가한다.

이병주는 남로당의 역사와 함께 박헌영 등 주요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소개하면서 소설을 전개해 나간다. 박헌영은 충남 예산에서 1900년 5월 1일 출생했다. 경성고보 졸업 후 미국에 건너가기 위해 영어를 공부했으나 단념하고 서울에 머무는 동안 공산주의 사상을 받아들였다. 박헌영은 20세 때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거기서 러시아 거주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이 조직한 이르쿠츠크파 고려공산당 지부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당시 몽양 여운형은 지부를 이끄는 3명의 위원 중 한 명이었다.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는 서평에서 “소설에서 나오는 지리산 파르티잔은 모두 실패한 영웅이었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영웅이었다. 이름도 없이 죽어 없어진 영웅이었다. 이게 영웅인가. 언어 감각이 정확한 사람은 그걸 허깨비라고 부른다. 이병주의 남로당은 그 허깨비들에 대한 고발장”이라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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