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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간 영미 여류 작가들 ‘실존적 고통’

입력 : 2015-04-03 21:05:10 수정 : 2015-04-03 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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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살베르 지음/백선희 옮김/뮤진트리/1만4000원
일곱 명의 여자-문학사를 바꾼 불꽃의 작가들/리디 살베르 지음/백선희 옮김/뮤진트리/1만4000원


‘일곱 명의 여자’는 ‘폭풍의 언덕’으로 유명한 에밀리 브론테, ‘자기만의 방’의 버지니아 울프, 자살로 삶을 마감한 비운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 등 잘 알려진 19∼20세기 영미 여성 작가 7명의 인생을 다룬 에세이다.

저자는 “글 쓰는 일이 삶의 전부인 이 일곱 천재는 너무 일찍 이 세상에 나와 여자라는 이유로 시대와 불화했던 불운한 작가들”이라고 말한다. 브론테와 마리나 츠베타예바, 잉에보르크 바흐만은 시대를 잘못 태어나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고, 플라스와 울프는 정신질환에 평생 시달렸으며, 주나 반스는 사랑의 실패와 문단과의 불화 속에 고독하게 죽어갔다.

데뷔작 ‘폭풍의 언덕’을 쓰고 요절한 브론테는 죽은 뒤 60년 가까이 흐른 뒤에야 인정받았다. 혹평만 받다가 세상을 떠난 브론테는 남성중심적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기 어려웠지만 온갖 역경을 딛고 19세기 가장 뛰어난 영국 소설 중 한 편을 남기고 갔다. 저자는 울프에 대해 “그의 사후 거대한 무질서로 분열된 세상을 바라보며 그 세상을 한 권의 책 안에 결합시킨 고독한 작가”라고 했다.

저자는 “일곱 명의 여자들에게서 내가 무턱대고 좋아한 건 그들 시의 힘이었고, 그들 글에 깃든 재능이었고, 그들이 죽음의 힘에 끌어들인 반전이었다”면서 “그들은 작품과 삶을 결합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정신과전문의인 저자 리디 살베르는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1939년 스페인혁명을 배경으로 한 소설 ‘울지 않기’로 2014년 공쿠르상을 받았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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