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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자리로 꾸민 게임룸서 모험을

입력 : 2015-04-02 20:40:44 수정 : 2015-04-06 11: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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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 공간 만든 伊출신 건축가 카레나·브루노

한동안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인테리어가 인기였다. 온 가족이 소파에 늘어져 TV를 보는 대신 책을 펼치자는 취지였다. 사람이 집을 만들지만, 역으로 집이 다시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실제 집 꾸밈새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퇴근 후 컴퓨터 앞에 주구장창 앉아있는 이라면 컴퓨터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눈의 피로가 줄어든다. 나아가 취미를 반영해 집을 꾸미면 휴식과 몰입, 즐거움이 함께하는 보금자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1회 ‘2015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이에 주목했다. 이 전시회에 참여한 디자이너 두 팀에게서 취미를 반영한 집 꾸미기에 대해 들어봤다. 

이탈리아 출신 건축가 시모네 카레나와 마르코 브루노는 한국인들의 돗자리를 눈여겨 봤다. 야외에 나갈 때 챙겨가는 은색 돗자리 말이다. 보통 돗자리는 실용적이지만 볼품이 없다. 저렴하니 마구 다루다 쉽게 망가지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두 사람은 그러나 돗자리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들은 “돗자리는 도회적이면서 전원적이고, 동적이면서도 정적이며,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공개적”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돗자리를 신나는 야외 활동의 상징으로 여겼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게임룸’을 만들고 돗자리를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여행, 주말 나들이의 흥분과 열정을 집안으로 끌어들이자는 생각이다. 이들은 “집은 휴식 공간이자 바깥 탐험을 계획하는 베이스 캠프”라며 집과 야외 활동을 한데 섞었다. 두 사람은 이번 전시를 “아름다우면서 영감을 주는 ‘고품질 돗자리’를 선사하는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카레나와 브루노는 2001년부터 서울에서 건축·인테리어·예술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공간 연구소 ‘모토엘라스티코’를 운영해온 ‘한국통’이다. 

이탈리아 출신 건축가 시모네 카레나(왼쪽)와 마르코 브루노는 한국의 돗자리를 응용해 개발한 돗자리로 꾸민 ‘게임룸’을 선보였다.
한국에서 살게 된 계기를 묻자 이들은 “많은 동료들이 서울에서 몇 년 살다 본국이나 다른 곳으로 떠난다”며 “어떻게 (한국에) 도착했느냐보다 왜 머물기로 결정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무실은 서울에 본거지를 두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몇 안 되는 외국인 사무소에요. 여러 해를 지냈지만, 여전히 한국의 디자인 세계는 매우 활기 차고 잠재력도 풍부해요. 물론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는 않아요. 한국의 디자인이 매우 상업적이고, 소비자와 고객들도 독특하고 실험적인 것보다 안전하고 트렌디한 걸 선호하기 때문이죠. 제대로 실행됐지만 무미건조한 결과물보다 열정적 오류를 더 많이 보고 싶네요.”

‘열정적 오류’를 강조한 이들은 “이번 전시를 본 젊은이들이 독창적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의 삶이야말로 가장 흥미진진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안에서 돗자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사냥한 짐승 가죽을 바닥에 깔거나 벽에 걸어놓듯이 돗자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돗자리를 남미의 화려한 해먹처럼 만들 수도 있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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