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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연무마모(鍊武磨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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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30 21:15:20 수정 : 2015-03-30 2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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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은 자주국방의 척도로 불린다.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와 장비품 등을 연구개발·생산·정비하는 산업이기에 그렇다. 우리처럼 북과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 방위산업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특히 전투가 복잡해진 현대전에서는 무기뿐 아니라 보급물자·통신관측기재·수송수단 등도 포함해 조달·생산할 필요가 있다. 잘 훈련된 장병이 첨단 장비와 운용능력을 갖춘다면 전쟁의 승기(勝機)를 잡을 수 있다.

‘손자병법’은 “잘 훈련된 장병이 무기를 준비해 적을 기다리며, 신묘한 공격과 흔적을 남기지 않고 필승의 작전을 펴는 지혜로운 장수와 군대는 크게 이긴다(鍊武磨矛待敵兵 神攻妙勝無知跡 智將强軍有大成)”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너무 먼 거리에 있다. 평가 조작에 따른 불량 무기 및 부품 공급, 단가 부풀리기와 군 기밀 빼돌리기 등 방산 비리가 만연해 있다.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뒷받침된 무기가 있어도 핵심부품이 불량품이면 무용지물로서 고철이나 다름없다. 유사시 장병들만 ‘총 한 번 제대로 못 쏘고’ 허망하게 희생될 수밖에 없다.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구속된 인물 면면을 보면 30여 년 동안 정권을 넘나들며 권력의 후광을 업고 사업을 확장한 인물과 전·현직 군 장성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런데 납득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군사법원이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된 현역군인 5명 가운데 4명을 풀어준 것이다. 일반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민간인 피의자 15명은 단 한 명도 석방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방산비리는 군의 전력과 국민 안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 범죄다. 군 사법제도의 일대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어느 조직이건 공정해야만 존립·발전할 수 있다. ‘서경’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관직은 사사롭게 친한 이에게 미치지 않아야 한다(官不及私?).”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鍊武磨矛 : ‘잘 훈련된 장병이 무기를 준비한다’는 뜻.

鍊 단련할 련, 武 호반 무, 磨 갈 마, 矛 창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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