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은 “잘 훈련된 장병이 무기를 준비해 적을 기다리며, 신묘한 공격과 흔적을 남기지 않고 필승의 작전을 펴는 지혜로운 장수와 군대는 크게 이긴다(鍊武磨矛待敵兵 神攻妙勝無知跡 智將强軍有大成)”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너무 먼 거리에 있다. 평가 조작에 따른 불량 무기 및 부품 공급, 단가 부풀리기와 군 기밀 빼돌리기 등 방산 비리가 만연해 있다.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뒷받침된 무기가 있어도 핵심부품이 불량품이면 무용지물로서 고철이나 다름없다. 유사시 장병들만 ‘총 한 번 제대로 못 쏘고’ 허망하게 희생될 수밖에 없다.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구속된 인물 면면을 보면 30여 년 동안 정권을 넘나들며 권력의 후광을 업고 사업을 확장한 인물과 전·현직 군 장성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런데 납득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군사법원이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된 현역군인 5명 가운데 4명을 풀어준 것이다. 일반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민간인 피의자 15명은 단 한 명도 석방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방산비리는 군의 전력과 국민 안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 범죄다. 군 사법제도의 일대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어느 조직이건 공정해야만 존립·발전할 수 있다. ‘서경’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관직은 사사롭게 친한 이에게 미치지 않아야 한다(官不及私?).”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鍊武磨矛 : ‘잘 훈련된 장병이 무기를 준비한다’는 뜻.
鍊 단련할 련, 武 호반 무, 磨 갈 마, 矛 창 모
鍊 단련할 련, 武 호반 무, 磨 갈 마, 矛 창 모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