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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심평원 ‘구매자’ 표현 기싸움

입력 : 2015-03-26 19:56:51 수정 : 2015-03-27 08: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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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주최 국제행사에 표기
건보 “기관 취지와 달라” 발끈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구매자’라는 말을 두고 때아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6일 보건 업계에 따르면 발단은 지난 11일 심평원이 ‘세계적 의료서비스 구매관리기관 도약을 위한 2025 뉴 비전 수립 컨설팅’이라는 제목의 1억5000만원짜리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시작됐다. 이틀 뒤인 13일에는 2억800만원짜리 ‘세계보건의료 구매기관 네트워크 행사 대행 용역’도 공고했다. 8월 말 40여개국 보건의료기관장을 초청해 국제행사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불쾌감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법에는 건보공단이 보험자 대표로 가입자 관리와 보험료 부과·징수, 급여관리, 급여지급 등의 역할을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심평원은 의료급여를 심사하고 적정성을 평가하는 일을 주업무로 한다. 건보공단 노조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통해 “심평원이 보험자인 공단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냐”며 “국민의 건보료를 헛된 일에 쓰지 말고 행사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심평원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용어는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사용하고 있는데 영어를 우리식으로 해석을 하면서 구매(Purchasing)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것 같다”며 “이번 국제행사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일이라서 취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보건과 관련한 일을 두고 마치 상품을 다루듯 ‘구매’라는 개념을 쓰는 일 자체가 문제”라며 “심평원은 심사자 본연의 역할을, 건보공단은 보험 가입자를 대변하는 기능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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