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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취업한파에 대학 동아리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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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21 06:00:00 수정 : 2015-03-21 10: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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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썰렁…'취업' 북적, 새학기 대학 동아리 풍속도
인문·예술 관련 신입생 구인난…경제·경영은 너무 많아 컷오프
“15학번이세요? 게임 한 번만 하고 가세요. 가입 안 하셔도 되니까 보고만 가세요.”

봄기운이 돌기 시작한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잔디밭 위에는 60여개의 동아리 부스가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마술 동아리 회원들은 탁자 위에 각종 도구들을 펼쳐놓고 신입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흑인음악 동아리가 꺼내둔 엠프에서는 빠른 비트의 음악과 가사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한쪽선 파리 날리고… 한쪽선 북적대고…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에서 동아리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인문·예술 분야 동아리 설명회(위쪽사진) 는 한산한 모습을 보인 반면 경영학회 동아리 회원 접수창구는 신입생들로 붐비고 있다.
김범준 기자
동아리 ‘선배’들은 홍보팸플릿을 흔들며 ‘후배’들을 유인하는 모집책으로 나섰다. 이런 선배들의 구애에도 신입생의 관심도는 낮았다. 한 음악 동아리에서는 지나가던 1학년 새내기 한 명이 관심으로 보이자 선배들이 떼로 몰려나와 신입 회원 유치에 나섰다. 이 학생은 “수업에 가야 한다”면서 방문자 명부에 전화번호만 남긴 채 냉정히 돌아섰다. 이 동아리 회장 박모(20)씨는 “방문자 명부에 적힌 18명 중 실제 방문한 사람은 3명뿐”이라며 “인기 있는 동아리처럼 보이려고 기존 회원 이름을 적어놨다”고 귀띔했다.

파리만 날리고 있는 실외 동아리 부스와 달리 대학건물 안에 차려진 경영·경제 동아리 부스는 신입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동아리 명칭만 들으면 전문학술단체로 오인할 만한 곳도 많았다. 이곳 동아리 회원들은 마치 컨설팅하듯이 회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올해 성대 사회과학계열에 입학한 김모(19)군은 “경제 관련 ○○○ 동아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설명을 들으러 왔는데 군대를 다녀와야 받아 준다더라”고 말했다. 대학가의 동아리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동아리로만 몰리면서 동아리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인문·예술 분야의 전통적인 동아리 회원들은 “신입생을 찾지 못하면 올해도 막내가 될 것”이라고 푸념하는 반면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경제 관련 동아리는 지원자를 걸러내느라 바쁜 실정이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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