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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화두… 거침없이 풀어놓다

입력 : 2015-03-21 01:38:12 수정 : 2015-03-21 01: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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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외교문제·“땅콩 회항” 등 우리 시대의 고민과 이슈 대한
3인의 톡톡 튀는 생각들 담아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6000원
생각해봤어?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6000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본주의를 계속 비판하고 있어요. 신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거죠. 이러다 보니 공산당 아니냐는 비판들이 나오더라고요. 여기에 교황이 답하셨어요. ‘마르크스주의는 역사가 200년밖에 안 됐다. 우리는 2000년이나 됐는데 2000년 된 게 어떻게 200년을 베꼈겠느냐. 거꾸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우리 교회를 베꼈다.’ 명답이죠.”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합작해 낸 1848년 ‘공산당선언’에는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한 문구들이 수두룩하다. 인간 사랑, 믿음 또는 사회적 약자, 가난한 자, 핍박받는 자에 대한 배려 등은 공산당 선언이나 기독교 사상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래서 교황의 답변에 무릎을 쳤다고 저자들은 전했다.

신간 ‘생각해봤어?’는 시대의 방담을 모아놓은 책이다. 입담으로는 남에게 꿀릴 게 없다고 자랑하는 노회찬 전 의원, 유시민 전 장관, 진중권 교수가 저자다.

일반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튀는 착상이 많다. 기발한 맞받아치기도 일품이다. 세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말솜씨를 가졌다. 이들 모두 진보적 정치성향을 지녔다는 점에서 간혹 시대적 비평이 균형감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없진 않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들춰냈다는 호평도 적지 않다. 이들의 방담을 읽다 보면 수긍가는 부분이 많다.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사건 가운데 ‘땅콩 회항’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목에서 ‘촉새’로 소문난 유 전 장관 목소리가 유난히 컸다.

“분개하잖아요? 사실 승무원을 비인간적으로 대한 것은 잘못이지만, 수백명을 단칼에 정리한 것에 비하면 훨씬 작은 악덕이에요. 그런데 왜 상대적으로 작은 악덕에 대해서는 (국민과 언론이) 흥분하고 분개하면서 수백명의 가장을 한꺼번에 해고한 사건에 대해서는 분개하지 않을까요.”

국민 여론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개인적 일탈에만 분개한 것은 아니다. 중소 협력업자, 비정규직원, 직원들을 쥐어짜는 갑질 기업, 일부 고위 임원 등 이런 부류 인사들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국내외 외교 문제도 화제에 올랐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내외가 한국에 와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서 ‘이야, 한국의 몸값이 올랐나?’ 싶더라고요. 결국 동아시아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몸값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정말 좋은 기회잖아요. 우리가 평소에 주변국들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한번에 풀 수 있는 호기 아닌가요?”

남북한이 모처럼 호기를 맞았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용감한 토끼보다 비겁한 토끼가 잘 살아남는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세상에 용감하게 대드는 사람보다 겁 많은 사람이 살아남는 사회가 되는 거 아니냐고…. 그러나 그렇지 않죠.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인간적 본성이 변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진화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작동해왔고 인간에게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다같이 상생하려는 도덕적인 심성이 본성의 일부로 진화한 데는 그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요.”

책을 읽다 보니 다소 오버한 대목도 나온다. 하지만 세 사람 얘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젊은이들이 느끼는 이 시대 고민과 논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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