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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컴백한 조PD "요즘 힙합은 인스턴트화 됐다"

입력 : 2015-03-18 10:13:32 수정 : 2015-03-18 10: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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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황금알을…' 발표, "캔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다 같이 들었으면"




"부모와 자식이 다 같이 듣는 음악이면 좋겠습니다."

18일 새 앨범 '황금알을 낳는 거위 파트(Part). 1'로 가요계에 돌아온 조PD(본명 조중훈·39)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 앨범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때 직설적인 랩 가사로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은 앨범을 낸 적이 있는 당사자의 발언으로는 의외다.

조PD는 그러나 "(음악 성향이) 예전과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대표곡 '친구여'처럼 듣는 대상에 따라 각기 다른 음악을 선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때그때 다를 뿐"이라며 "이번에는 한 가정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부모와 자식까지 다 같이 듣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대중성을 노린 앨범이지만 이번에도 조PD 특유의 독창성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제목부터 독특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파트.1'이다. '캔디'와 '영혼없다' 등 신곡 2곡과 과거 히트곡인 '마이 스타일'(My Style), '친구여'를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조PD는 "제가 거위고 다른 가수들이 황금알이다. 제 노래를 통해 소개했거나 제가 곡 작업에 참여했다가 잘 풀린 가수들이 꽤 있다. 이번에도 재능있는 가수들이 빛을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조PD의 선택을 받은 첫 번째 주자는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운 걸그룹 S.E.S 출신 바다다. 바다는 타이틀곡 '캔디'에 참여했다. 소문난 바다의 가창력이 더욱 돋보이는 곡이다. 그가 '황금알'로 바다를 낙점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PD는 "바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며 "'친구여' 때 인순이 선생님이 거절하면 바다를 섭외해야겠다 생각할 정도로 가창력, 무대 장악력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SES의 바다가 있다면 솔로로 전향한 뒤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이는 바다도 있다"며 "가수는 음악적 지식이나 '뮤지션십'이 없어도 가벼운 느낌이 들지만 너무 심각하고 무거워도 대중의 사랑을 받기는 어렵다. 그 둘 사이의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답을 내놨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솔로 가수 바다의 새로운 면모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다. 그는 "언젠가는 바다와 함께 하고 싶다 생각했고,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바다와 함께 아직 신인인 손승연이 또 다른 '황금알'로 발탁됐다. 손승연은 인순이의 뒤를 이어 조PD의 히트곡 '친구여'에 피처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음원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조PD는 "아무래도 인순이 선배님 같은 내공이나 울림은 없겠지만 나이나 경력을 생각하면 굉장한 친구다. 가창력이나 창법, 곡 이해력 모두 백점을 주고 싶다. 세월과 경험이 쌓이면 인순이 선배님 못지않은 가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조PD는 "사실 손승연과 신곡을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손승연이) 자신에게 맞는 곡만 만나면 빛을 발할 것 같다. 내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추후 신곡도 조만간 함께 선보일 계획임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에 '친구여'를 리메이크하면서 그간 마음에 걸렸던 랩과 녹음상태를 손봤다고 덧붙였다. 11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최근 유행에 맞춰 리듬도 손질했다.

조PD는 "결과물이 만족스럽다"면서 원곡의 감성을 이어나가면서도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파트.1'은 그가 염두에 둔 연작 앨범의 시작일 뿐이다. 앨범 제목에 '파트.1'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이미 어느 정도 레퍼토리를 정해놓고 파트 1을 만들었다"라며 "같은 구성으로 파트 2, 파트 3까지 계획하고 있다. 파트 3까지 나오면 총 12곡이 되니 하나로 묶어서 앨범을 낼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이제 연예기획사 스타덤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소속 가수들의 음반까지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인조 아이돌그룹 탑독, 여성그룹 이블 등이 스타덤 소속이다.

조PD는 "지난해 10월 탑독이 데뷔 1주년이 딱 되는 순간에야 내 앨범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탑독이 1년간 총 6개 싱글을 냈어요. 하나 완성하면 다음 것을 준비해야 하고, 다음 것 하면서 그 다음 것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제 음악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년이 딱 되니까 이제 얘네들이 스스로 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제 음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탑독의 키도, 상도, 서궁 등이 '마이스타일'에 피처링했다.

그러나 그는 소속 가수라고 음반에 참여시키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아티스트로서 재능을 봐서 결정할 뿐 소속 가수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소속 가수가 아닌 바다나 손승연과 작업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음악적인 완성도를 중시하는 그의 면모를 보여주는 말이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국내 힙합 음악을 전수한 '힙합 1세대'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등으로 힙합 음악이 새롭게 주목받는 상황을 그는 어떻게 볼까.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자신이 키우는 가수도 배제할 만큼 전문성을 중시한다는 그는 "요즘 힙합은 인스턴트화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예전 음악을 고집할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러한 인스턴트화가 세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며 힙합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을 다 챙겨보지 못한다. 그런 마음도 있다. 나한테는 소중한 존재인데 뭔가를 위해 막 다뤄지는 것을 보기가 불편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세태 자체가 그런 것 같다. SNS도 이제는 블로그보다 인스타그램을 더 선호하듯이 빨리빨리 이해하고 넘어가려는 모습이다."

날선 랩으로 세상의 부조리를 꼬집던 예전 모습을 생각하면 다소 둥글어진 답변이다.

그는 방송 출연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유연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2010년 은퇴를 선언하면서 음악프로그램에 가면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후배들 사이에서 이질감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랜만에 나오는데 방송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은퇴 선언을 한) 그때와는 상황이 또 바뀌었으니까요. 음악 프로그램이야말로 피디와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인데 그게 바로 (연예기획사 대표인) 제가 해야 할 일이거든요. 제 일을 하면서 회사에 득이 되는 일이니 열심히 하려 합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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