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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성장의 나이테 오롯이 간직한 뉴욕의 도시계획

입력 : 2015-03-14 01:05:03 수정 : 2015-03-14 0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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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규·음성원 지음/서해문집/1만8000원
시티오브뉴욕/최이규·음성원 지음/서해문집/1만8000원

세계 최대 도시를 꼽으라면 미국 뉴욕일 것이다. 뉴욕은 패션, 문화,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 뉴욕은 1811년 맨해튼 격자망이 수립된 이후 도시 발전 과정에서 전쟁 등으로 파괴되는 과정이 없었다. 백지 상태부터 성장의 나이테를 온전히 보존한 도시인 셈이다.

신간 ‘시티오브뉴욕’은 뉴욕이 200여년에 걸쳐 세계 중심으로 발돋움한 과정을 도시계획 측면에서 조망했다. 뉴욕이 경제, 문화, 사회 등의 분야에서 세계 제1의 역량을 갖게 된 데는 현대적 개념의 도시계획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맨해튼 그리드’라 불리는 뉴욕의 격자망은 도시 위계를 배제하는 데 큰 몫을 했다. 방사형, 원형, 비정형적 곡선 형태의 전통적 도시에서는 권력, 부, 치안 등 모든 분야의 밀도는 특정 중심과의 거리에 비례했다. 반면 격자망 도시에서는 어디든 중심이나 외곽이 될 수 있어 특정 토지나 경관이 선점되거나 독점될 가능성이 낮다.

책은 또 다른 예로 트리니티 묘지 한쪽에 있는 위령탑을 소개했다. 위령탑 설립 목적은 겉으로는 독립전쟁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파인 스트리트의 확장을 막는 것이었다. 파인 스트리트는 원래 묘지를 관통해 서쪽으로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트리니티 교회는 이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의도적으로 묘지 안에 위령탑을 세웠다. 누구도 이 같은 상징적인 시설을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고, 파인 스트리트는 결국 묘지 앞 브로드웨이에서 멈췄다.

책에서 도시계획이라는 딱딱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은 도시계획가와 도시 분야 전문 기자의 결합 덕이었다. 저자 최이규는 영국 파이돈출판사가 선정한 세계 조경가 60인에 이름을 올렸고, 뉴욕건축가연맹 공모전 및 북미와 유럽의 설계경기에서 수차례 우승한 경관건축가다. 도시계획학 석사학위를 받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을 거쳐 10년 넘게 기자직에 몸 담고 있는 음성원은 도시 문제를 저널리즘 영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책에 대해 “세계적인 모델도시 맨해튼의 도시적 지혜와 경험을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다”며 “여행객을 비롯해 더 좋은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감과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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