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까라면 까라' 대학가 비뚤어진 군기문화

입력 : 2015-03-12 17:27:11 수정 : 2015-03-12 17:32: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각종 포털 대학 새내기 고민 급증…선배들 인사 강요하고 강압적 호칭
서울시내 한 대학캠퍼스에서 신입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
“대학 내 음습해 있는 군기문화를 뿌리 뽑아야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된 대학가의 열기는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처음으로 맞는 해방감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 두근거림으로 가득한 대학 새내기들. 그러나 이들의 학교생활은 마냥 즐거운 꽃길만을 걷는 것은 아니다.

이맘때면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새내기들의 남모를 고민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학가의 ‘검은손’, 바로 ‘군기문화‘이다.

이런 군기문화는 교외로 나가는 엠티(MT)에서 자주 등장한다. 일부 선배가 같은 방 후배들에게 음주를 무리하게 강요하고 심지어 기합까지 준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얘기고, 군기문화가 드러나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는 게 적폐다.

보통 군기문화는 선배들이 새 학기 신입생이나 후배들에게 ‘인사’를 강요하거나 강압적인 호칭,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온갖 이유를 붙이고 체벌을 주며 시작된다. 통상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바로는 규율이 엄격한 체육계통의 학과나 여초학과에서 자주 목격된다고는 하지만 비단 이런 학과에만 군기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대학생들만의 ‘서열잡기식’ 군기문화는 전국으로 퍼져 있어 신입생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군기문화는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졌다.

군기문화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은 신입생을 쥐 잡듯이 잡아 마치 우위에 있음을 누리는 듯한 선배들의 사진과 메시지가 SNS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유되고 뉴스에 보도되면서부터다. 해당 학교는 해명하고 조치를 취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대학가의 군기문화는 우리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

문제는 대학가의 군기문화가 더욱 어두워지고 음습해져 가는 데 있다. 단속이 체계화될수록 군기문화는 형태를 바꿔가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악습인 군기문화가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군기문화가 처음부터 존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시작된 군기문화는 당연하다는 듯이 신입생들에게 적용되기 시작했을 것이고, 자신만 겪기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에 규율을 더욱 엄격하게 재적용해 지금에 이르지 않았나 짐작이 간다. 군기문화가 문제라는 인식은 이러한 악습과 규율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까라면 까라’는 식의 행동과 생각은 퇴보적인 사회를 만들 뿐이며 창의적이고 신선한 생각을 죽이는 폭력적인 행동임에 틀림없다. 선배라는 이름으로 규율과 규칙을 후배들에게 적용하며 우위에 있음을 느끼는 대학생들에게 참된 지식인인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따끔한 충고가 있어야 한다. 이런 악습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대학가에서 직접 발벗고 나서야 할 뿐만 아니라 대학생 스스로 그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인지해야만 한다.

충격적인 것은 자신들의 행동이 어디가 잘못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하는 행동은 학교를 위해서라며 자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 학교를 위해서라면 일제 때나 행해진 군기문화를 박멸해야 한다. 참된 지식인으로서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문제의식을 갖는 아름다운 대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김윤진 리포터 whatif1993@segye.com

<세계섹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