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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다양하게 생각해야 자기 주체적 삶 살 수 있어"

입력 : 2015-03-10 20:28:12 수정 : 2015-03-10 20: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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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펴낸 법인 스님 “붓다는 제자들에게 “나의 말도 의심하라”고 했습니다. 사유하고 생각하며 살라는 뜻이었죠.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아이히만의 과거를 조사했더니 무척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왜 엄청난 죄를 저질렀을까요. 바로 ‘사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악을 인식하지 못했던 겁니다.”

땅끝마을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 주석 중인 법인 스님(사진·전 조계종 교육부장)이 머릿속의 사유를 회복시키는 에세이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불광출판사)을 펴냈다. 손가락만 까딱해도 세상의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색에 빠져있는 시대, 자신의 생각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생각을 회복하자”며 스님의 ‘사(思)생활’을 들려준다.

“다양하게 생각하고 낯설게 생각하세요.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세뇌당한 관습적 사고와 태도를 버리고 열린 눈으로 세상을 크게 봐야 합니다.”

자기 생각을 가져야 매사에 주체적 삶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님이 말하는 사유회복 ‘비법’은 크게 10가지. 행복하고 좋아 보이는 것이나 모두가 동의한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뒤집어 볼 것, 위로받기 전에 냉엄하게 스스로의 문제를 진단해 볼 것, 모호하게 말하지 말고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할 것, 이미지와 감성에 속지 말 것 등이다.

“세속을 등지는 것은 세상 사람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위와 가치관을 멀리하자는 것입니다. 자칫 세상일과 세상 사람에 무관심하고 무소유와 검소, 청빈에 머무르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불교를 오도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수행자의 기본일 뿐이지 수행자의 궁극적 목적은 아니지요.”

책에는 ‘아무것도 없을 때 내어줄 게 더 많다’ ‘쌀 한 톨은 하늘보다 무겁다’ ‘아름다운 풍경이 종교를 망친다’ 등 55개의 세상을 바꾸는 깨달음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스님은 이 책에서 신선하고 진솔한 언어로 내 삶의 방향은 제대로 잡았는지, 누구 눈치나 보며 남의 삶을 흉내 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한다. 또한 주변과 사회통념, 시스템에 매몰되지 말고 각자 생각과 주관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라고 강조한다. 특히 4장 ‘스님의 반성문’에서 법인 스님은 “종교는 아무 힘이 없음으로 하여 가장 특별한 힘을 갖는다”며 종교와 성직자의 갈 길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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