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도 희소식이 들려왔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 2기를 사우디에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는 대형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10만㎾급으로 전력 생산은 물론 해수를 담수화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사막이 많은 중동국가에는 맞춤형이다.
4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산업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다르다. 에너지 수요는 커지는데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은 마땅치 않아서다. 2013년 12월 기준 436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2030년까지 약 430기의 원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세계원자력협회의 전망도 있다. 약 1200조원의 시장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큰 돈이 오가는 알짜 시장이다 보니 일본, 프랑스, 미국 등 경쟁국과 수주전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1400㎾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수출한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UAE에 수출한 원전이 이번 미 NRC 사전심사를 통과한 APR1400이다. NRC 사전심사 통과와 스마트 원자로 수출계약으로 한국 원전 기술의 우수성은 국제사회에서 입증됐다. 한국형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되길 기대한다. 원전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로도 삼아야 한다. 더 이상 원전납품비리,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수력원자력의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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