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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역 심정지 환자 살린 '천사'는 전직 간호사

입력 : 2015-03-05 16:33:07 수정 : 2015-03-05 16: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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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소속 이은영씨 "간단한 교육만 받아도 응급환자 살리는 데 도움"
"안 좋은 결과 들을까 걱정돼 생사 확인 안 해"
지난 1월 28일 아침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여자승객은 전직 간호사인 이은영(40)씨로 밝혀졌다. 당시 이씨는 역무원 주규천·이평우 대리와 함께 119구조대원이 오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자동제세동기(AED)를 사용하라고 조언하는 등 정씨의 소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5.3.5. 심사평가원 제공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얼굴빛이 너무 안 좋아서 가망이 없으시리라 생각했어요. 이렇게 멀쩡하게 회복하신 걸 보니 저도 정말 기쁩니다"

지난 1월 28일 아침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여자승객은 전직 간호사인 이은영(40)씨로 확인됐다.

지하철에서 쓰러진 후 시민과 역무원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공무원 정모(50)씨가 '생명의 은인'을 찾는다는 연합뉴스의 보도가 나간 지 하루만이다.

당시 이씨는 역무원 주규천·이평우 대리와 함께 119구조대원이 오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자동제세동기(AED)를 사용하라고 조언하는 등 정씨의 소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민들과 역무원의 노력 덕분에 정씨는 일주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정씨는 자신을 구한 '천사'들을 한 분씩 찾아 감사를 전했지만, 정작 또 한 사람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구조대 도착 후 이씨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매일 출근길에 홍제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이씨는 환자의 생사가 궁금했지만 역무실 문을 열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제 경험으로 봐선 심정지로 그렇게 얼굴이 퍼렇게 변할 정도가 되면 대부분 소생하기 어렵더라"면서 "결국 돌아가셨다는 답변을 들을까 두려워 묻지 못했다"고 말했다.

환자가 멀쩡히 회복했다는 기사를 보고 반갑고 기쁘면서도 매우 놀랐다고 한다.

이씨는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로 7년간 근무하다 미국 유학을 마친 후 귀국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심정지 환자에게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의료인으로서 책임감과 함께 유학시절과 직장생활에도 계속된 심폐소생술 교육·훈련 덕분이다.

지하철을 타려고 승강장으로 내려오던 이씨는 역무원들이 정씨를 옮기는 것을 보는 순간 "의료인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했다.

쏟아지는 주위의 칭찬에 이씨는 "간단한 대응요령을 익히면 누구나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서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흔들어 깨우고 반응이 없다면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원 확인을 위해 홍제역 역무실을 찾은 이씨는 자신이 살려낸 정씨와도 만났다.

정씨는 "이은영씨 같은 천사의 마음과 탁월한 실력을 갖춘 분이 그때 저를 발견한 덕에 살 수 있었다"면서 이씨를 포옹하고, "어떻게 은혜를 갚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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